(아주경제 김선환 기자) 통계청에서 나온 4월 고용동향은 우리 젊은이들의 구직난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여실히 보여줬다. 봄바람을 타고 노동시장에 불고 있는 훈풍도 한창 일해야 할 나이인 20대와 30대에 대해선 이번에도 예외없이 비켜갔다. 얄미울 따름이다. 그나마 고교를 갓 졸업한 계층(15~19세)에서 다소 숨통이 틔였다는 게 위안아닌 위안이 될 정도다.
청년층(15~29세) 실업률이 전체 실업률을 두배 이상 웃돈 지는 이미 오래됐다. 이쯤되면 청운의 꿈을 품고 들어간 대학 졸업장이 원망스럽기까지 한다. 대학졸업과 동시에 실직자로 전락하는 우리들의 우울한 자화상이다. 외환위기로 취업문이 꽁꽁 틀어막혀있던 탓에 한참을 방황했던 기자 역시 요즘 청년 취업난 소식을 접하면 가슴이 답답해 진다.
부모 입장에서도 딱하긴 매한가지다. 고생고생해서 대학까지 공부시킨 결과가 이럴 바에야 차라리 일찌감치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취업전선에 뛰어들도록 하는 게 더 나았으리라는 한탄이 나오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왜 이 지경이 됐을까. 이유가 여럿 있겠지만 정부의 책임이 크다. 무엇보다 평준화로 포장돼 온 우리 교육정책에서의 문제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저마다 지니고 있는 재능을 도외시한 천편일률적인 학교교육이 우리 젊은이들의 갈 자리를 스스로 잃게 만드는 결과를 낳았다.
지난 12일 정부가 내놓은 인력수급전망은 이같은 지적이 결코 허언(虛言)이 아니라는 것을 방증한다. 전망에 따르면 오는 2018년까지 전문대·종합대학 졸업자 연평균 4만5000명이 일자리를 잡지 못할 것이라고 한다. 눈을 의심했지만 엄연한 현실이다. 무분별하게 진행돼 온 우리네 고등교육이 가져온 결과라는 점에서 정부 당국자들이 뼈아프게 되새겨야 할 대목이다.
기업도 청년층 고용해결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줘야 한다. 사실 청년층 고용위기는 우리만의 문제는 아니다. 때문에 세계속에서 무한경쟁을 벌이고 있는 기업에 무턱대고 투자를 강요하기도 어렵다. 비용절감을 통한 효율 극대화를 무시할 수도 없다. 하지만 글로벌 모범으로 성장한 기업들 이면에는 항상 사회적 책임 이행에 솔선해 온 사례는 수없이 많다. 이럴 때 일수록 우리 대기업들의 막대한 유보금을 고용투자에 쓴다면 더 큰 박수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우리 청년층이 도전적이고 창의적인 의식으로 바뀌길 바란다.
허찬국 한국경제연구원(KERI) 선임연구위원은 "이 정부가 고용을 최대 정책목표로 삼은 것은 잘 한 일"이라면서도 "고용을 해결하면 역사적으로 평가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뒤집어 얘기한다면 그만큼 고용문제 해결이 어렵다는 얘기다. 그렇지 않아도 우리의 성장잠재력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는 시점에서 젊은 층의 기마저 꺾어서는 미래가 없다는 점을 우리 모두가 인식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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