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정은 기자)
6일 실시된 영국 총선에서 ‘헝 의회(Hung Parliament)'가 탄생했다.
영국 정치에서 절대 다수당이 없는 의회는 불안하게 공중에 대롱대롱 매달린(hung) 모습이란 의미에서 '헝 의회'라 불린다. 즉, 어느 정당도 과반의석을 차지하지 못했기 때문에 정당이 단독으로 법안을 처리하는 등 책임정치를 구현하기 어렵다.
그동안 양당제의 뿌리가 깊은 영국에서는 대부분 총선 때마다 노동당 또는 보수당이 과반의석을 차지해 단독으로 정권을 잡아왔다. 노동당은 지난 1997년 토니 블레어가 바람을 일으키며 압승을 거둔 뒤 2001년, 2005년 선거에서 잇따라 과반 의석을 차지하며 제1당 자리를 지켜왔었다.
그러나 6일 실시된 총선의 전체 의석은 650개로, 단독으로 정권을 잡으려면 326석 이상을 확보해야 하지만 노동당, 보수당 모두 이에 미달됐다.
영국에서는 과거 헝 의회가 몇 차례 있었지만 오래 지속되지는 않았다.
1974년 2월 총선에서 노동당이 37.2%의 지지율로 301석, 보수당이 37.8%의 지지율로 297석을 차지해 양당 모두 과반인 318석을 얻지 못했다. 에드워드 히스 당시 총리(보수당 당수)가 14석을 얻은 자유당과 군소 정당들의 지원을 받아 내각을 구성하려 했으나 실패해 총선 4일 만에 물러났다.
1929년 선거에서도 노동당 287석, 보수당 260석, 자유당 59석으로 헝 의회가 나타났었다.
보수당의 존 메이저 총리 시절인 1996년에는 회기 중간에 보궐 선거에 의해 헝 의회가 빚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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