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차현정 기자) 정부가 꺼져가는 ‘세종시 수정안’의 불씨를 다시 살리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천안함 침몰 사건과 6ㆍ2 지방선거 일정으로 세종시 수정안의 4월 국회 처리가 불투명한데다 6월 이후 처리 역시 장담할 수 없게 되자 부랴부랴 이벤트를 만들어내려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1일 정운찬 국무총리는 대전을 방문했다.
표면적으로는 ‘과학의 날’을 맞아 대전 국립중앙과학관에서 열리는 기념식에 참석하고 한국원자력연구원을 방문하기 위한 것이라지만 수그러들고 있는 세종시 불씨를 재점화시키려는 속내가 깔려있다.
정 총리는 기념사를 통해 “원천기술을 개발하고 신물질을 발견해 세종시가 미래를 이끄는 신성장동력의 중심축으로 자리 잡아야 3만~4만 달러 시대가 우리 앞에 활짝 열릴 것”이라며 세종시 수정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 “나날이 치열해지는 국제경쟁에서 살아남고 지속적인 발전을 이루려면 과학기술 역량을 극대화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정부가 세종시를 교육ㆍ과학 중심의 첨단 경제도시로 건설하고자 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과학의 날 기념행사 참석에 이어 정 총리는 대전지역 언론사 국장들과 비공개 오찬간담회를 갖고 세종시 수정 지지를 당부했다.
정 총리의 이 같은 행보는 세종시 개정안이 국회로 넘어간 지 한 달이 돼감에도 여권 내 이견 조율이 이뤄지지 않는데다 국회 상임위 상정조차 되지 않는 등 세종시 수정 문제가 교착상태로 접어든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다.
수정안의 국회 처리 해법을 모색했던 한나라당 세종시 중진협의체도 출범 49일 만인 이날 아무런 성과 없이 활동을 종료했다. 그간 세종시 절충안 및 법안의 국회 처리 절차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 내기 위해 충남의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 현장을 방문하는 등 활동을 벌였지만 계파 간 뚜렷한 시각차를 좁히지 못했다.
상황이 이러자 정부의 세종시 수정작업을 주도해 온 정 총리로선 발등에 불이 떨어진 듯 분주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특히 정부 내에서는 6∙2 지방선거를 앞둔 상황에 천안함 침몰참사까지 터져 세종시 문제가 우선순위에서 밀렸지만 4월 임시국회에서 세종시 문제가 가닥을 잡지 못하면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하다.
6월 지방선거, 7~8월 하한(夏閑) 정국, 9월 예산국회 등 정치일정을 감안할 때 세종시법 개정안의 연내 처리는 요원해질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는 것이다.
force4335@ajnews.co.kr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