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 "한은법 개정안 논의 보류"

(아주경제 송정훈 기자) 한나라당과 정부가 20일 한국은행에 제한적 조사권을 부여하는 것을 골자로 한 한국은행법 개정안과 관련, 정부, 국회 상임위 등 관련기관간 법안처리에 대한 의견 불일치가 큰 만큼 이를 조율할때까지 당분간 국회 논의를 보류키로 했다.

당정은 이날 국회에서 당정협의를 갖고 한은법 개정안에 대해 이같이 의견을 정리했다고 안상수 원내대표가 전했다. 이날 회의에서 한은법 개정안의 4월 국회 처리를 촉구한 측은 서병수 기획재정위원장과 김중수 한은 총재 뿐이었으며 김영선 정무위원장,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진동수 금융위원장, 김종창 금융감독원장 등은 이를 반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정의 이 같은 결정으로  법사위에 상정된 한은법 개정안의  4월 국회 통과는 사실상 물 건너 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법제사법위원회는 한은법 처리 여부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앞사 재정위는 작년 12월 한은법을 처리해 법사위로 넘겼으나 한은법 통과를 반대해온 정무위는 지난 14일 한은 조사권을 제약하는 '맞불' 성격의 금융위설치법 개정안을 처리한 바 있다. 이 때문에 두 법안을 다루는 법사위는 법안심사소위에서 법리적 충돌 문제 등을 검토하고 있으나 두 법안의 내용이 워낙 상이해 논의에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다.

이에 서 위원장은 초당적으로 재정위가 협심해  한은법을 반드시 처리하겠다고 밝혀, 향후 진통이 예상된다.

서 위원장은 "한은법 개정안이 완벽한 법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금융위기 이후 선진화된 금융시스템을 만드는 데 초석을 다질 것이라고 믿는다"며 "재정위는 여야를 떠나 초당적으로 협력해 개정안 처리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재정위 전체회의를 통과해 법사위에 계류중인 법안에 대해 당지도부가 발목을 잡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며 "국회의 입법권을 스스로 훼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서 위원장은 금융위설치법에 대해선 "완결된 법안이라기 보단 정무위 위원장이 한은법 개정안을 막기 위한 일개 방안"이라며 "큰 의미를 부여치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재정위는 오는 22일 전체회의를 열고 한은법 개정안 처리를 위해 여야간 공동대응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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