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유경 기자) 하나은행과 IBK기업은행이 개인 영업 강화를 위해 대형 마트에 잇따라 영업점을 개설했지만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18일 은행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지난해 11월부터 전국 각지의 롯데마트에 지점 및 출장소 개설하고 개인과 기업에 대한 여수신 업무를 시작했다.
지난해 11월 19일에는 롯데마트 대전 대덕점과 울산 진장점에 출장소를 열었고, 지난 1월 28일에는 천안 성정점에 지점을 개설했다. 이달 1일에도 경기도 의왕에 출장소를 설치했다.
기업은행은 롯데마트 내 영업점을 365일 연중 무휴로 운영하는 등 개인 영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첨병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하지만 이들 영업점은 기대에 못 미치는 저조한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이들 4개 영업점은 개설 이후 이달 13일까지 총 120억원의 수신과 26억원(기업 15억원, 가계 11억원)의 여신을 기록했다. 각 영업점당 한달 평균 예금 8억9000만원, 대출 1억9000만원을 유치한 셈이다.
이는 기업은행 개별 영업점의 지난해 월 평균 수신(11억400만원) 실적의 80%, 여신(19억5000만원) 실적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한 수준이다.
지난해 5월부터 홈플러스 내에 영업점을 운영하기 시작한 하나은행도 상황은 마찬가지.
하나은행은 지난해 지난 5월부터 홈플러스 병점점에 지점을, 서울 강동·중계점에 출장소를 개설했다.
하나은행은 이들 영업점에 대한 구체적인 여수신 실적 공개를 꺼렸으나 기존 영업점에 비해 크게 못 미치는 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조영 하나은행 마케팅전략부 차장은 "이들 영업점의 여수신 규모는 여타 영업점과 비교할 만한 수준이 되지 못한다"며 "다만 하나은행의 이미지 홍보와 카드 영업 등 부수적 효과를 거두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나은행은 당초 올해 안에 마트 내 영업점을 대폭 확대할 방침이었으나, 이들 영업점의 저조한 실적으로 구체적인 추가 개설 여부를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여타 은행들도 하나은행과 기업은행의 마트 영업에 회의적신 시선을 보내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하나은행과 기업은행의 마트내 영업점은 아직 고객 홍보가 부족해 큰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며 "장을 보러 간 고객들이 마트 내에서 예금이나 대출을 받는 것은 다소 한계가 있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은행들이 대형마트 내에 지점을 낼 경우, 임차료나 인테리어비 등으로 일반 지점을 낼 때보다 초기 비용이 많게는 2배 이상 더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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