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평택 특별취재팀] 천안함 함미 도착을 앞둔 평택 해군 제2함대. 이미 사망이 확인된 희생자들의 유가족들과 함께 천안함을 기다리는 실종 장병(8명) 유가족들은 '사망했지만 시신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는 이성적 생각에 생환에 대한 기대를 포기한 상태지만 '0.01% 확률의 기적이라도...'하는 희망을 끈을 여전히 놓지 않고 있다.
실종자 유가족들 가운데 가장 주위의 가슴을 아프게 하는 경우가 박경수 중사의 부인 박미선씨. 부인 박씨는 2004년 박 중사와 혼인신고만 한 채, 올해 결혼 10주년을 맞아 웨딩드레스를 입을 예정이었다.
박 중사는 2002년 6월 29일 발생한 제2 연평해전에서 총탄을 맞아 부상을 입었지만 부상 사실도 모른 채 전투에 임했던 군인이다.
그러나 '영웅'이라는 주변의 칭찬에도 정작 박 중사는 동료를 지키지 못한 죄책감에 오랜 시간 괴로워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박 중사의 부대 동료는 "그런 경험(제2연평해전)을 하면 보통 제대하거나 두 번 다시 배를 타지 않는데 박 중사는 선배들과 가족들의 격려와 도움으로 두려움을 극복하고 다시 배를 탔다"고 말했다.
부인 박씨는 실종자가족대책협의회 대표단에 참여해 "여자들 힘이 더 세니 믿어주세요. 다들 힘내세요"라며 다른 가족들을 위로해왔다.박씨는 "함미와 함수가 발견된 두 지점간 거리가 상당한 것으로 미뤄 침몰한 채 떠내려간 선체 격실 안에 아직도 많은 장병이 숨을 쉬고 버티고 있지 않겠느냐"며 용기를 북돋워주기도 했다.
박씨는 천안함 침몰 1시간 전에 남편 박 중사와 통화해 "이번 작전이 끝나면 산으로 놀러가자"고 약속했다고 한다.
[특별취재팀=방영덕,강하수,고정화,정명화,엄윤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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