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영리 기자) 지방에서 사업을 하는 박모씨는 최근 사용하던 내비게이션이 작동하지 않아 애프터서비스(AS)센터를 찾았다. 하지만 주변에 해당 제품의 AS센터가 없어 택배로 접수한 후 2주가 넘어서야 제품을 받았다. 게다가 수리비는 2년전 구입 가격의 절반에 해당하는 13만원이나 청구돼 박씨는 큰 불편을 겪었다.
내비게이션 이용자들의 AS 불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기준 국내 내비게이션 시장 규모는 200만대를 넘어섰지만 사업자들의 사후관리는 좀처럼 개선되고 있지 않다는 지적이다.
15일 한국소비자원의 온라인 상품정보 제공 포털인 ‘티게이트(T-gate)’에 따르면 지난해 품질불량 등 내비게이션에 대한 소비자 피해구제 신고접수건수는 1078건으로 전년 343건에 비해 214%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구제 접수건 중 ‘품질’로 인한 피해가 944건으로 87.7%를 차지했다. 계약해지, 부당행위 등 ‘거래피해’가 134건으로 12.3%를 차지했으며 전년에 비해 14건 감소했다.
품질불량 944건 가운데 업체별로는 디지털큐브가 760건으로 전체의 80.5%에 달해 가장 많았다. 이어 59건의 지오텔을 비롯 르노삼성자동차(45건), 삼보컴퓨터(7건), 현대유비스(6건) 순이었다.
팅크웨어, 코원시스템, 파인디지털 등은 각각 1건씩 접수됐다.
거래관련 피해 134건 가운데 맵피코리아가 13건으로 9.8%를 차지했고 만도카멀티미디어, 팅크웨어 등이 각각 5건, 4건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비게이션 시장규모는 3D, 통신형, 하이패스 내비게이션 등 최첨단 기술을 기반으로 다양한 제품이 출시, 200만대를 돌파하는 등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다.
이 같은 성장세에 비해 턱없이 적은 AS 센터수와 택배 AS에 따른 장기간의 시일 소요 등 AS로 인한 소비자들의 불편함은 여전히 개선되고 있지 않다.
전국적으로 AS센터를 갖춘 업체라도 10여 곳에 불과해 일부 지역은 제외되거나 일반 카숍에 제휴한 형태로 운영 중이다.
이 마저도 운영하고 있지 않은 업체들이 대부분이며 이들은 콜센터에서 일괄로 접수를 받아 택배 AS로 처리하고 있다.
현재 택배AS 처리를 하는 곳은 파인디지털, 아이머큐리, 현대모비스 등으로 서울지역 AS센터에서 한데 모아 수리한 후 발송한다.
문제는 고객들이 AS 택배비를 부담하는데다 시일이 오래 걸린다는 것이다.
한 이용자는 “기업들은 제품을 구입하는 소비자를 소중히 생각하는 것 처럼 제품 구입 후에도 소비자를 존중해주길 바란다"며 "현재 고객들이 겪고 있는 AS 관련 문제점이 빨리 해결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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