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송정훈 기자) 지방선거가 50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여야가 후보 확정에 박차를 가하는 가운데, 서울 등 수도권 후보자 확정을 놓고 집안싸움이 가열되고 있다. 한나라당은 서울시장 경선에서 일정연기 여부를 놓고 오세훈 시장측과 여타 후보군이 날선 대립을 거듭하고 있으면 민주당은 인천시장 경선에서 송영길 의원과 유필우 전 의원측의 신경전이 불붙고 있는 형국이다.
한나라당은 서울시장 경선을 오는 29일 실시하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정병국 사무총장은 12일 “4월말까지 모든 경선 후보 공천을 마무리한다는 게 목표”라며 경선 연기론에 부정적인 입장을 재차 밝혔다. 당은 오는 22일 경선후보 등록을 시작으로, 29일 경선을 실시하겠다는 기본 입장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원희룡, 나경원 의원은 경선일정 재검토를 거듭 촉구하고 나섰다.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로 유력한 한명숙 전 총리가 뇌물수수 협의로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아 판세 변화가 예고되는 만큼, 시간을 갖고 ‘대항마’를 결정해야 한다는 논리다.
원 의원 측은 이날 “경선을 일정대로 진행한다면 이는 현직 시장의 프리미엄을 인정하는 형식적 행사가 될 뿐”이라며 “경선을 5월 초로 연기하고 후보 검증청문회 도입, 3회 이상의 TV토론회 및 동서남북 4개 권역별 후보토론회 개최와 같은 후속조처를 취해줄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앞서 나 의원도 “천안함 침몰 사고로 경선 일정이 중단된 데다 한명숙 전 국무총리에 대한 무죄 선고로 당 경선을 활성화할 필요가 커졌다”며 “부득이하게 오는 29일 경선을 치르기로 한 것은 이해를 하지만 일정을 재검토해 줄 것을 요청한다”고 경선 연기를 촉구했다.
이같이 오 시장을 제외한 여타 경선 후보가 29일 경선 실시안에 반대하고 있어 강행되더라도 한나라당은 내홍에 휩싸일 분위기다.
민주당은 인천시장 경선에서 당내 양대 축인 ‘정세균-정동영’간 전면전이 예고되고 있다. 송영길 최고위원의 경선 출마로 인해 경선은 ‘송영길-유필우’ 2파전으로 좁혀졌다. 김교홍, 문병호 전 의원은 지난 11일 유 전 의원을 중심으로 한 후보단일화에 동의했다. 이밖에 이기문, 안영근 전 의원은 지지후보를 밝히지 않은 채 경선 참여를 포기했다.
신경전은 날카로웠다. 유 전 의원은 “송 의원은 민주당 중앙당이 내려 보낸 카드”라며 “전략공천을 한다, 안한다면서 인천 민주세력을 혼동시켰던 우려곡절의 당사자”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특히 송 의원은 정세균 대표를 비롯한 당권파의 지지를 받고 있고, 유 의원은 정동영 의원측의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양자 대결은 더욱 강도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후보가 확정된 곳에서도 잡음은 끊이지 않았다.
민주당 광주시장 경선에서 패한 이용섭 의원은 “중앙당이 전 당원 여론조사를 하는 시점에 불법 ARS 여론조사가 우리 지지자들에게 집중돼 왜곡된 결과가 초래됐다”며 “민주당 광주시장 경선은 무효”라고 주장했다. 이 의원 측은 중앙당이 불법 여론조사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재심을 청구했다.
이에 ARS 여론조사를 여론조사기관에 의뢰한 광주지역 H 신문사 임직원 일동은 “외부의 어느 사람과도 상의하거나 도움을 받지 않고 객관적이고 공정한 여론조사를 실시했다”고 반박했고, 광주시장 후보로 확정된 강운태 의원 측은 “경선결과에 승복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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