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권영은 기자) 용인과 고양, 파주 등 올해 아파트 입주물량이 쏟아지는 수도권 주요 도시에 '빈집공포'가 증폭되면서 수도권 주택시장에 비상이 걸렸다. 늘어나는 빈집은 기존 매매ㆍ전세시장에 적잖은 타격이다. 쌓여있는 미분양도 소진될 리 만무하다.
12일 업계 등에 따르면 고양, 용인, 파주 등 경기권에 빈집이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분양권에는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형성되고 매매ㆍ전세가도 동반하락하는 모습이다.
용인 신봉동 삼성쉐르빌 2차 202㎡(공급면적)의 매매가는 5억9000만원 선으로 올해 초보다 8000만~9000만원가량 급락했다. 동백동 '백현마을 코아루' 152㎡도 올 초보다 8000만원 가량 주저앉아 4억9000만원 선에 가격이 형성됐다. 고양 식사동 SK뷰 149㎡는 5억2000만원으로 올 초보다 8000만원 가량 내렸다.
분양권 마이너스 프리미엄도 속출하고 있다. 5월 입주를 앞둔 용인 성복 힐스테이트3차 119㎡ 분양권 시세는 4억9000만원으로 분양가(5억2000만원)보다 3000만원 가량 내렸다.
성복동 수지자이2차 121㎡도 5000만원 가량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붙었다. 동천동 래미안동천 대형평형 분양권에도 200만~1억5000만원의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형성됐다.
인근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기존 아파트 중 한달 전보다 1000만~2000만원 가량 싸게 나온 물량도 거래가 안 되는데 미분양이 쌓인 상태에서 분양권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속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올해 경기권 입주물량이 전년 보다 17.8% 증가한 9만3170가구로 집계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용인시와 고양시에 새집이 넘쳐난다. 용인시는 이달부터 연말까지 총 1만3325가구가 집들이를 할 예정이다. 특히 2분기에만 7000가구가 한꺼번에 입주가 시작될 예정이어서 침체 늪에 빠진 일대 시장이 상당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고양시에도 1만3020가구가 입주 대기 중이다. 이는 전년 5359가구의 1.5배에 달한다. 고양시의 경우 인근 파주시에도 입주 물량이 많아 그 타격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파주시에는 연내 8000가구가 입주할 예정이다.
'빈집공포→거래 실종→기존 매매ㆍ전세시장 가격 하락→미분양 증가'의 악순환 고리가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지난 2007년 당시 건설사들이 분양가 상한제를 피해 쏟아낸 물량의 입주시기가 다가와 물량이 급증한 데다 보금자리주택, 더딘 경기회복세 등의 영향으로 시장침체가 장기화될 것이라고 진단한다. 여기에 기존 주택 매매가 묶여 갈아타기 수요도 뒷받침되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물량이 급증, 미분양 증가 등의 악재가 겹친 상황에서 추가 수요가 발생하지 않아 당분간 해당 지역의 하락세는 불가피할 전망"이라며 "다만 매매가와 동시에 전세가도 동반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데다 신규 물량이 넘쳐 전세수요에는 호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수익성 악화는 물론 금융비용 증가 등으로 유동성 악화가 불 보듯 뻔한 상황"이라며 "또 다음 사업장에 대한 자금조달에도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악순환이 계속되는 구조가 된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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