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유타야는 태국의 역사가 그대로 살아있는 곳이다. 특히 아유타야 최대의 사원인 왓 프라시산펫은 거대한 파고다와 불상 등 과거 융성했던 불교문화 유적이 잘 보존돼 있다. |
방콕에서 불과 72km, 차로 한 시간 남짓 거리에 있는 아유타야는 도시 전체가 마치 거대한 노천박물관 같은 곳이다. 초현대적인 수도 방콕과 달리 이곳은 시간을 거슬러 수 백 년 전으로 되돌아간 듯 착각을 일으킬 정도로 고색창연한 사원과 불상, 파고다(탑)들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1991년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아유타야는 태국의 젖줄인 차오프라야 강으로 둘러싸인 섬으로 곳곳에 많은 유적들이 넓게 퍼져 있다.
방콕에서 버스로 아유타야에 도착했다면 먼저 툭툭을 타고 타논 나레쑤언 거리를 지나 짱까셈 국립 박물관(Chankasem Palace Museum)과 차오삼프라야 국립 박물관(Chao Sam Phraya National Museum)을 둘러볼 수 있다. 뚝뚝은 한 시간에 100~150바트(한화로 3500~5200원) 정도면 대절이 가능하다. 수리요타이의 쩨디, 왓 로카이수타, 쿤 팬의 집(Khun Phaen’s House)을 거쳐 프라몽콘보핏과 왓 프라시산펫(Wat Phra Sri Sanphet)-왓 프라마하탓은 걸어서 구경할 수 있다. 6번 버스를 타면 왓 라차부라나-왓 야이차이몽콘-차오프롬 시장까지 일일투어가 가능하다.
짱까셈 국립박물관은 17대 왕조가 통치하던 시절 왕자의 거처를 마련하기 위해 지어진 곳이다. 버마인들의 침공으로 파괴됐으나 몽큿(Mongkut) 왕의 명령으로 왕의 거처로 재건됐다. 오늘날에는 국립 박물관으로 쓰이고 있다. 수요일에서 일요일까지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관람이 가능하다.
챠오삼프라야 국립 박물관은 고대 동불상들과 판화들이 많이 소장하고 있다.
쿤 팬의 집은 땅에 기둥을 박아 지면보다 높이 세운 고상가옥으로 아유타야 시대의 전형적인 민가 양식이다. 내부는 몇 개의 방과 거실, 부엌 등으로 구분된다. 옛 시대의 생활양식을 엿볼 수 있다.
남방불교 양식의 거대하고 화려한 불상. 우리나라 등 북방불교와는 다른 독특한 양식이 이채롭다. |
왓 프라시산펫은 방콕 왕궁 내 에메랄드 사원과 비교될 만큼 중요한 사원이다. 아유티야 왕궁 내에 자리 잡고 있다. 아유타야에서 규모도 가장 큰 사원이다. 입구를 들어서면 3개의 높다란 제디(불탑사원)가 눈을 사로잡는다. 과거 170Kg의 금을 입힌 16m 높이의 입불상이 있었던 곳이다. 1767년 미얀마 인들의 침공 때 불에 녹아 없어졌다고 한다.
방파인 별궁(bang Pa-in Palace)은 17세기 중엽 프라삿통왕이 즉위했을 때, 길이 400m, 폭 40m의 호수 한복판에 춤폰 니카야람 사원(Chumphon Nikayaram Temple)과 방파인 별궁을 지었는데, 오늘날 까지도 원형 그대로 보존돼 있다. 이 별궁은 이태리와 그리스를 거쳐 멀리는 빅토리아식에서 고대 중국의 건축 양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건축양식을 찾아 볼 수 있다. 강을 끼고 형성된 섬 위에 다리를 연결해 놓아 마치 물 위에 떠있는 것처럼 보인다. 여름 궁전 (Royal Summer Palace)으로도 유명하다.
이밖에도 독특한 불상을 볼 수 있는 왓 마하탓 (Wat Mahathat)과 왓 파난청(Wat Phanan Choeng) 사원도 잘 알려진 곳이다.
왓 마하탓은 왓 라부라나 길 건너에 있는 사원으로 다른 지역에서는 볼 수 없는 머리가 잘린 불상들이 많다. 오랜 세월 태국과 대립하던 미얀마군의 침략 때 훼손된 것으로 참혹했던 과거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왓 파난청은 오랜 세월 동안 여러 차례 중건 됐던 사원으로 불당 안에 19m나 되는 거대한 불상이 있어 유명한 곳이다. 현지인들은 이 불상에서 사악한 기운을 억누르는 힘이 나온다고 믿고 있다. 불공을 드리기 위해 멀리에서도 찾아온다.
방콕의 차오프라야 강에서 아유타야까지 다녀올 수 있는 다양한 코스의 유람선을 만날 수 있다 최근에는 칸차나부리의 콰이강에서 출발하는 유람선도 많다.
오후 6시30분에서 7시30분 사이에 방콕시내 각 호텔의 선착장에서 출발하는 디너 크루즈는 미리 예약해야한다. 1인당 1,100바트(한화로 3만8000원선)이다.
하루 풀코스 유람선 관광은 방파인과 아유타야를 방문하는 것으로 방콕에서 매일 오전 8시에 출발한다. 유람선을 타고 올라갔다가 버스로 돌아오거나 그 반대로도 가능하다.
유람선으로는 방콕 오리엔탈 호텔에서 출발하는 오리엔탈 퀸(Oriental Queen), 리버 시티에서 출발하는 리버 썬(River Sun), 샹그리라 호텔에서 출발하는 아유타야 프린세스(Ayutthaya Princess) 등이 있다. 가이드의 해설과 배에서의 중식·음료 등을 포함해 1100바트 정도다.
쿤팬의 집 뒤쪽 왓 프라시산펫으로 들어가는 초입에 ‘빵 칭’이라고 불리는 코끼리 캠프가 있다 노천에 있기 때문에 아유타야를 돌다보면 쉽게 눈에 띈다. 이곳의 코끼리는 등 위에 원단을 씌우고 의자에는 술이 달린 양산을 드리워 우아하고 품위 있는 자태로 관광객들을 유혹한다. 아유타야의 왕족처럼 코끼리를 타고 옛 사원과 왕궁을 거닐어 볼만하다. 10분에 200바트, 20분에 300바트 선이다.
1300년대 해양실크로드의 거점이었던 아유타야 왕조. 미얀마 왕조와의 싸움에 패하면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사진은 미얀마 왕조와의 전투를 그린 벽화. |
◆아유타야 여행정보
▲가는 길: 방콕에서 북서쪽으로 72km 떨어져 있다. 버스를 이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냉방버스가 방콕의 북부 터미널 (머칫마이)에서 아침 6시부터 저녁 5시까지 30분 간격으로 출발한다. 약 90분가량 소요된다. 요금은 50바트선. 기차는 방콕의 화람퐁역에서 새벽 4시 30분부터 1시간에 한번 꼴로 다니다. 1시간 30분이 걸리며 역에 내리면 페리를 타고 시내로 들어가야 한다. 철도역에서 아유타야시까지 미니버스가 운영되고 있다.
▲숙소: 고급 호텔로는 아유타야 그랜드 호텔을 비롯, 끄룽 씨 리버 호텔 등이 있다. 깨끗하고 저렴한 게스트하우스와 유스호스텔이 즐비하다. 아유타야 그랜드 호텔은 기업이나 단체의 세미나나 컨벤션을 위한 최적의 호텔로 비즈니스와 휴가를 위한 호텔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다양한 여가시설과 레스토랑, 회의시설을 갖추었으며 최신 시설의 객실을 보유하고 있다.
찰리 게스트하우스는 한국인부부가 운영하는 곳으로 한국말이 통한다는 장점 때문에 한국배낭여행객들에게 널리 알려져 있다. 에어컨더블 300바트, 선풍기 싱글 120바트, 더블 200바트 정도로 비교적 저렴하다. 아유탸야 게스트 하우스는 찰리게스트 하우스와 함께 한국 여행객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주인이 숙소 건너편에 '문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아유타야의 역사
1350년경 우통왕이 이곳에 태국 제2왕조를 건설한 이후 1767년 미얀마에 함락되기 전까지 417년간 가장 번성했던 아유타야 왕조의 수도이자 세계 무역의 중심지다. 아유타야는 400여개의 사원과 55km의 포장도로, 19개의 성곽을 가진 대도시로 해양실크로드의 중요 거점이었다. 앙코르와트 문명으로 이름난 크메르 왕조가 인도차이나 반도에서 위세를 떨쳤지만 아유타야에 밀려 약소국으로 전락했을 정도로 당시 아유타야의 문명은 눈부시게 찬란했다. 33대에 걸쳐 왕들이 기거했던 아유타야는 태국문화의 전성기를 한눈에 엿볼 수 있는 곳이다.
그러나 미얀마군의 침략과 약탈로 인해 순식간에 폐허로 전락해 버렸다. 지금은 수많은 탑과 불상들이 파손된 채 그대로 방치돼 있다. 같은 불교국가에 의해 무참히 머리가 잘려나간 불상들을 보며 역사의 교훈을 되새겨 볼 수 있는 곳이다.
라마1세가 수도를 방콕으로 옮기면서 아유타야는 수 백 여년 잊혀 진 왕국으로 남게 됐다. 그러나 20세기에 들어서 대대적 복구사업이 이루어지면서 예전의 모습들을 조금이나마 찾아볼 수 있게 됐다.
아주경제 윤용환 기자 happyyh63@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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