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철강재 줄줄이 인상 … 포스코도 t당 15만원 올릴 듯
세계 최대 철강 수요국인 중국의 철강산업 구조조정의 여파로 '철강재 가격인상 도미노'가 시작된 가운데 국내에서도 최대 기업인 포스코의 가격인상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포스코는 이르면 이달 중 후판 등 주요 철강재 가격을 10~20% 올릴 것으로 보이며, 이럴 경우 후판가 상승폭은 t당 14만~15만원까지 치솟을 전망이다
지난달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국의 철강업체 인수ㆍ합병(M&A) 가속화 속에 세계 최대 철광석업체인 브라질 발레사의 잇단 가격인상으로 포스코 등 국내 철강업체의 가격인상이 임박했다는 것.
포스코는 일본 신일본제철과 함께 발레사로부터 올해 2ㆍ4분기에 들여올 철광석 가격을 지난해보다 83~86% 오른 t당 105달러 선으로 잠정 합의했다.
포스코가 지난해 발레사와 계약한 철광석 가격은 t당 62달러 수준이었다.
이미 현대제철ㆍ동부제철 등은 가격인상을 한 가운데 최대 기업인 포스코와 동국제강까지 인상 대열에 나서면서 자동차, 조선업종 등 철강수요가 큰 업체들의 원가경쟁력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포스코는 국내에서 소비되는 자동차용 강판의 50%, 조선용 후판의 45%를 공급하고 있어 관련업체들이 초긴장하고 있다.
자동차의 경우 통상 대당 1t의 냉연강판이 사용된다. 냉연강판 가격이 t당 10만원씩만 올라도 현대차의 경우 300만대 생산시 3000억원의 원가상승 부담을 떠안게 된다. 때문에 철강재 가격상승이 계속되면 국내 자동차 5사의 가격인상이 불가피해질 수 있다.
실제로 현대자동차 일본법인의 경우 지난 2008년 철강재 가격 상승으로 자동차 판매가격을 3.9% 인상한 바 있다.
조선사들 역시 힘들기는 마찬가지다. 선박 건조비용의 20% 안팎을 차지하고 있는 후판 가격이 상승하면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원가상승분을 후판 가격에 그대로 반영하면 후판 가격은 20% 상승한 98만4000원이 된다. 후판 가격이 20% 상승하면 영업이익률은 4% 하락하게 된다.
현재 업체별로 다소 차이가 있지만 후판이 제조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LNG선 10%, 벌크ㆍ탱커선 30%, 로로컨테이너선 20% 등이다.
한편 중국ㆍ일본 등 외국 철강업체들은 이미 가격인상 대열에 합류했다. 중국 바오산강철은 이달 선적 열연가격을 t당 709달러로 전달 대비 6.6% 올렸다. 허베이그룹도 판재ㆍ선재류의 가격을 인상했다.
일본의 신일본제철은 이달 출하분부터 강판 가격을 20% 인상할 방침이다. 신일본제철의 가격인상은 1년6개월 만이다.
대형 조선사 관계자는 "수주 급감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후판 가격마저 큰 폭으로 오른다면 (조선업체들에) 큰 타격이 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밖에 자재비 가운데 철강재 비중이 가장 높은 건설업계 역시 수익성 악화를 염려하는 눈치다. 전자업체들 역시 에어컨과 냉장고 등 가전제품의 가격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아주경제 유은정ㆍ김병용ㆍ이정화 기자 jhle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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