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금) 中ㆍEU, 北사업 적극 참여…국내 기업들 발만 '동동'

2010-03-29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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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ㆍ개성관광 사업을 두고 북한 당국이 연일 강경 발언을 쏟아 내고 있다. 이로 인해 명맥만 유지하던 남북경협사업은 전면 중단될 위기에 놓여 있다.

그 사이에 중국ㆍ유럽연합(EU)ㆍ러시아 등은 북한개발사업에 적극 참여하며 각종 이권을 따내고 있다. 이에 반해 현대그룹을 제외한 국내 주요 기업들은 경색된 남북관계로 진출할 엄두조차 못 내고 있는 실정이다.

◆"북한은 기회의 땅"

중국은 최근 북한 라진항을 10년간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얻었다고 밝혔다. 지린성의 석탄자원은 동해를 통해 일본 등으로 수출하기 위해서다. 이에 따라 중국 자본이 라진항으로 대거 유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야 말로 중국과 북한의 '신 밀월시대'다.

중국 기업들은 북한 광물자원 확보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통화강철그룹ㆍ우광그룹 등 3개의 중국기업들은 지난 2006년 '무산광산 50년 채굴권'을 확보했다. 현재 무산광산에서는 연간 100만t 이상의 철광석이 생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 펑황투자그룹도 2007년 북한과 덕현광산 개발을 위해 6억 위안 규모의 투자계약을 체결했다. 이듬해부터 펑황투자그룹은 이 광산에서 연간 5만t의 철광석을 생산해 수입하고 있다.

북한의 광물자원 가치는 대한광업진흥공사 추정에 따르면 3719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남한 광물자원 가치(206조원)의 18배에 달하는 규모다. 중국은 2008년 북한으로부터 4억3900만 달러 규모의 광물을 수입했다.

유럽 기업들 역시 지난해 대규모 투자단을 꾸려 방북했다. 네덜란드 정보기설(IT) 컨설팅회사가 주관한 이번 방북에는 IT 및 섬유 관련기업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유럽 투자단은 평양 근교에 있는 농업ㆍ섬유ㆍ의류 업체의 본사와 공장을 둘러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러시아는 북한과 지난해 라진-하산 철도복원과 라진항 개선에 합의했다. 현재 1억4000만 유로의 출자를 완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기업들 "아직은…"

국내 기업들은 가운데 대북사업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는 곳은 현대그룹이다. 현대그룹은 계열사인 현대아산을 통해 금강산ㆍ개성 관광사업 뿐 아니라 백두산 관광사업권도 확보하고 있는 상태다.

또한 사회간접자본(SOC) 사업권 역시 북한과 합의한 상태다. 고 정몽헌 현대그룹 회장은 지난 2000년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철도 △통신 △전력 △통천비행장 △금강산물자원 이용 △주용명승지 종합관광 △임진강댐 건설ㆍ운영 등 7개 사업에 관한 합의서를 교환했다.

하지만 지난 2008년 발생한 '고 박왕자씨 피격 사망사건'으로 인해 해당 사업 성사여부가 불투명한 상태다. 최근에는 금강산ㆍ개성 관광사업 독점권마저 중국 업체들에게 넘어갈 처지다.

현대그룹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기업들은 구상 단계에 머물고 있는 실정이다. 2007년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북한의 대규모 광산 개발을 추진했던 현대ㆍ기아차그룹과 포스코는 여전히 사업검토 단계에 머물러 있다.

북한 내 주유소ㆍ건설 사업 등을 검토하고 있는 SK그룹 역시 이들 기업들과 별반 상황이 다르지 않다. 대우조선해양도 북한 당국과 남포 수리조선소 건립을 위해 몇 차례 접촉한 적은 있지만 현재는 중단된 상태다.

삼성그룹과 LG그룹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 계획은 있지만 아직까지 확정된 것이 없다는 게 공식입장이다.

양문수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국내 기업들은 경색된 남북관계로 (북한개발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며 "중국 등 외국 기업들이 현재는 활발히 움직이고 있지만 사업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우리 기업들에게도 아직 기회가 있다"고 지적했다.

아주경제 김병용 기자 ironman17@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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