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국무총리는 12일 교육 개혁과 관련, "창조적 인적자원 육성을 위한 교육개혁 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이날 시내 한 호텔에서 열린 `대학총장 아카데미' 특강에서 이같이 밝힌 뒤 "아직 아이디어 차원으로 정부 내에서 완전히 조율된 것은 아니지만 범국가적 차원의 기구가 필요하며, 초당파적 지지가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정 총리는 "창조형 인적 자원을 축적하려면 대학입시 제도를 개혁해야 한다"며 "학생들이 학원에서 일방적, 피동적으로 보내는 시간을 줄이고 스스로 공부하는 시간을 늘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려면 내신 반영과 암기 과목에 대한 개혁이 이뤄져야 한다"면서 "대부분의 암기 과목은 입시나 내신에 반영하더라도 시험 난이도를 어렵지 않게 자격시험화해서 일정 합격점, 예를 들어 60점을 넘으면 합격하도록 하는 것을 고려해 봐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수업은 창의성과 독창성에 인센티브를 주는 방향으로 진행돼야 한다"며 "교과 과정에 창조성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내용을 강화하고 학칙 등에서 남의 것을 몰래 베끼는 것을 엄격히 해서 인식의 대전환을 이뤄야 한다. 이런 개혁을 통해 과도한 사교육에서 학생들 스스로 탐구할 시간을 보호해 주는 것이 양극화 해소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총리는 세종시 수정 논란에 언급, "국민과의 약속은 반드시 지켜져야 하지만 재고해 봐야 할 것도 있다"며 "세종시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사고의 유연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1800년대 러시아의 철도 건설 과정을 거론, "차르가 자를 대고 두 도시 사이에 일직선을 그어주며 노선을 정해줬는데 한 손가락 끝이 자 밖으로 조금 나오는 바람에 갑자기 한 구간에서 둥그렇게 돌아가도록 건설됐다"면서 "이는 철도를 건설하는 사람이 (차르의 결정에) 전혀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던 결과로, 세종시를 원안대로 건설하려는 것은 이와 다를 바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세종시 원안은 지난 정부의 `손가락 자국'이었고 경제적 효율과 장기적 국익에 대해 깊은 고민 없이 정한 것으로, 우리 국토에도 흔적이 남는다"면서 "국민과의 약속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주장은 높이 평가해야 하지만 지키지 못할 약속에 대해 솔직히 사과하는 것도 높이 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주경제 인터넷뉴스팀 기자 new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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