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체들이 수주 행진에 가속이 붙을 전망이다. 세계 주요 해운선사들이 대형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발주에 나섰기 때문이다.
11일 조선 업계에 따르면 올해 안으로 최대 15척의 대형 LNG 운반선이 발주될 전망이다. 약 총 30억 달러(3조4000억원) 규모다. 비록 발주가 69척에 달했던 2004년에는 못 미치지만 LNG 운반선 발주가 한 건도 없었던 지난해와 비교하면 상당한 물량이다.
주요 해운사들이 LNG 운반선 발주에 나서는 이유는 세계 오일메이저 업체들의 LNG 개발프로젝트가 연내 확정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호주 정부가 적극 추진하고 있는 LNG 개발프로젝트에 대한 승인이 올해 안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독일 AG은행은 지난 1월 호주에서 7개 LNG 개발프로젝트가 올해 승인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힌 바 있다.
이 프로젝트가 모두 승인되면 호주의 연간 LNG 생산량은 4400만t에 달한다. 여기서 생산된 LNG는 2016년 중국·일본·한국 등에 수출될 예정이기 때문에 운반선 발주는 필수다.
조사기관인 스탠퍼드 번스타인이 올해 전 세계의 LNG 수요가 전년 대비 17%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한 것도 이 같은 맥락이다. 이는 과거 2년간의 증가율 7.5%보다 높은 수치다.
국제유가(WTI)의 고공 행진을 역시 LNG 운반선의 발주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LNG 가격은 통상 유가와 흐름을 같이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LNG 가격 상승은 LNG 개발로 연결된다.
이에 따라 글로벌 선사들도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세계 최대 해운사인 미쓰이 OSK는 지난 3일 엑손 모빌로부터 파푸아뉴기니와 호주의 프로젝트와 관련 LNG 운반선 6척을 운항하는 계약을 맺었다.
국내 조선사들도 이 같은 상황에 주목하고 있다. 조선 '빅3'인 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 등은 최근 10년간 전 세계에서 발주되는 LNG 운반선의 대부분을 건조해 왔다.
조선업계에서는 올해 발주되는 분량의 상당 부문을 한국 조선업체가 수주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대형조선사 관계자는 "한국의 LNG 운반선 건조 능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기 때문에 발주가 된다면 국내 조선업체가 수주할 가능성이 높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또한 경쟁국가인 중국과 일본의 조선사들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는 점도 국내 조선사들의 수주 전망을 밝게한다. 중국의 LNG운반선 건조는 자국 내 수요를 충족시키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일본의 경쟁력 역시 한국에 못 미치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LNG 운반선 발주가 예상보다 낮은 6~7척 정도에 그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개발업체들의 LNG 운반선 발주는 가스 생산 3년 전에 진행된다. 올해 승인 예정인 개발 프로젝트의 LNG 생산은 2016년에 이뤄질 예정이다. 따라서 오는 2016년 사용될 운반선 발주는 시기상조라는 것이다.
국내 대형 해운사의 한 관계자는 "시장 선점을 위해 초과 공급된 LNG운반선들이 다수 있기 때문에 LNG프로젝트 승인이 바로 발주로 연결될지는 미지수"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아주경제 이정화 기자 jhlee@aj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