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 절상이 우리 수출에 긍정적일까 부정적일까.
달러에 연동(폐그제)돼 있는 위안화 절상이 임박한 가운데 중국의 정책 변경이 우리 경제, 특히 수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단기적으로 중국 수출기업 및 현지에 진출한 음식료 등 내수업종에는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지만 금리인상 등 출구전략과 맞물릴 경우 결코 낙관만 하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만만치 않게 제기되고 있다.
◇ 위안화 절상 폭 3-5% 제한적..신흥국 환율 상쇄 가능성도
대부분의 경제 전문가들은 위안화절상이 우리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평가한다. 중국의 통화가치가 오르면 수입이 늘어나 한국 수출기업에는 호재라는 것.
허재관 대우증권 중국 전문 연구원은 "위안화 상승률은 시장예측치인 4~5%정도로 본다"면서도 "중국 무역수지 흑자 규모가 줄어들면 3% 미만으로 떨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만용 현대경제연구원 박사는 "중국의 중앙은행 총재가 발언한 것만 가지고 판단하긴 아직 이르다"며 "위안화 절상의 가능성을 열어둔 것 뿐"이라고 말했다.
이 박사는 "시장에선 위안화 인상폭을 중간 중간 올리기 시작해 4-5% 정도로 예상하지만 이것도 많다"며 "한번에 3% 정도 올릴 가능성이 크다"고 예측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팀장은 "위안화 절상이 중국 성장 기조를 훼손할 가능성이 제한적이고 무엇보다 중국 성장동력이 내수 부문에 있음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조치"라고 말했다.
이에따라 섣부른 낙관보다는 향후 동향을 주시하는 분위기도 적지 않게 감지된다.
박 팀장은 "위안화 추가 절상 압력이 지속되면 국내 경기, 특히 수출 사이클에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위안화 절상이 가져올 가장 큰 파급효과는 우선 달러의 약세와 신흥국 통화 동반 강세를 예상할 수 있다.
김봉진 하우투인베스트 연구원은 "원화가치는 신흥국 통화와 함께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국내 기업의 수출 경쟁력에 미치는 영향이 상쇄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 환율 20-30원 하락..금리인상 등 출구전략과 맞물릴 수도
글로벌 물가 상승 압력에 따라 위안화 상승이 금리인상과 맞물릴 경우 경기회복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정용택 KTB 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이번주 부터 중국 주요경제지표들이 발표되며 시장의 관심이 집중될 것"이라며 "이 중 수출 증가율이 기저효과를 반영해 확대되고 소비자물가 역시 2%대의 오름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위안화와 관련한 긴축 이슈가 보다 부각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
이상원 현대증권 전략연구원은 "위안화 절상 폭은 연 5% 수준으로 예상하며 2분기부터 금리 인상과 동시에 단행할 가능성이 있다"며 "연간기준 절상폭은 4~5%대에 머물 가능성이 높고 금리인상폭 역시 연간 2~3회 인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위안화 절상이 올해 말까지 4~5% 정도 이뤄지면 위안화 절상을 반영한 원화 강세 정도는 현 수준인 1130원대에서 20~30원 정도 추가 하락하는 것으로 반영돼 수출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 전망했다.
한편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의 저우샤오촨 행장은 지난 6일 위안화 폐그제를 중단하고 통화 절상을 시사하는 발언을 했다. 국가외환국장을 겸하는 이강 인민은행 부행장도 지난 9일 "위안화 환율 결정체계를 지속적으로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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