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회는 회원사만 열람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투자자 역시 막대한 수수료를 내고 있는 만큼 예산안 공개로 수수료율 적정성을 따져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8일 금융투자협회는 2010년 예산안을 작년 12월14일 이사회에서 의결했으며 오는 26일 열리는 총회에서 회원사에만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다른 유관기관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한국거래소나 예탁결제원은 홈페이지 경영공시에서 재무제표를 공개해 누구나 열람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협회는 공공기관이 아닌 만큼 공개 의무도 없다는 입장이다. 협회 관계자는 "한국거래소나 한국예탁결제원은 공공기관으로 경영공시 의무를 가지고 있다"며 "반면 협회는 민간 회원사 이익단체인 만큼 공시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이런 입장은 다른 금융업종 이익단체가 오히려 예산을 적극 공개하고 있어 설득력을 갖기 어려워 보인다.
생명보험협회는 홈페이지 협회 소개에서 2007년부터 작년까지 예산과 결산을 공시하고 있다. 손해보험협회도 마찬가지다.
생명보험협회 관계자는 "협회도 보험 가입자가 낸 보험금으로 운영하는 것 아니냐"며 "보험 가입자에게 보다 투명하게 경영 내역을 밝히기 위해 예결산을 포함한 사업내역을 공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설명에도 금융투자협회 입장은 여전하다. 협회 관계자는 "다른 금융업종 협회가 공개한다고 해서 따라서 밝혀야 할 의무는 없다"며 "공시 사항도 아닌데 다른 협회만 굳이 밝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자는 주식을 사고 팔 때마다 일정 비율로 협회에 수수료를 내지만 이 규모가 적정한지 알 수 없다. 해마다 예산안대로 자금을 집행했는지도 마찬가지로 베일에 가려져 있다.
시민단체는 이런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예산안을 투명하게 공개할 것을 촉구했다.
권오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경제정의연구소 간사는 "사회적 책임 강화로 외부감사법 적용을 받지 않더라도 경영 내역을 공개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특히 금융투자협회는 회원사와 투자자로부터 수수료를 받아 운영하고 있는 만큼 경영 내역을 공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전했다.
김용훈 기자 adoniu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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