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가스 주무부처 이달 내 선정"

2010-03-03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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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욱 환경 차관, 비산업 부문 감축 목표 강화 시사

   
 
 
이병욱 환경부 차관은 2일 정부 내 온실가스 인벤토리 주무부처 결정과 관련해 "이달 중순까지 논의를 완료해 각 부처의 역할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차관은 이날 서울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기후변화센터 창립2주년 기념식 및 심포지엄에 참석해 "새로운 정부가 새로운 영역의 일을 시작할 때에는 많은 논란이 있을 수밖에 없다"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지금까지 우리나라가 취해온 기후변화 대응 태도는 '비부속서' 국가라는 전제에서 접근했다는 것"이라며 "그러나 녹색성장기본법을 제정하는 등 새로운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비부속서 국가라는 전제를 깔면 안 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직접적인 의무 당사국은 아니지만, 스스로 중기목표를 밝히는 국가라는 점을 감안할 때 온실가스 배출 검증 과정과 신뢰 수준을 높이는 것은 당연하다"고 밝히며 우회적으로 환경부가 주무부처가 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지식경제부와 환경부 등 여러 부처에서 온실가스 감축 인벤토리 작성의 주무부처로 선정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자 정부는 녹색성장기본법 시행령을 마련하면서도 주무부처 선정을 미룬 바 있다.

이 차관은 또 "대통령이 '나부터 (Me First)' 운동을 천명한 상황에서 국내적으로 인센티브 정책으로만 갈 수는 없다"며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패널티 방안을 마련할 뜻을 밝혔다.

이 차관은 앞으로 부문별 감축 목표치를 할당할 때 비산업 부문의 감축 목표를 매우 높게 설정할 뜻도 내비쳤다.

그는 "올해 부문별 목표치가 할당되고 그 결과를 정부에 보고해야 하는데 비산업 부문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43% 수준이다"며 "비산업 부문의 온실가스 감축에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 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일상생활에서 고탄소 생활습관을 저탄소로 바꾸는 데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 논의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발언은 온실가스 감축이 국가경쟁력을 손상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정부의 태도를 재확인한 것으로, 결국 온실가스 감축의 무거운 '짐'이 건물, 수송, 일상생활 부문에 더 지워질 수 있다는 뜻이다.

이와 함께 이 차관은 2012년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18) 유치와 관련해 "유치 가능성은 매우 높다고 본다"며 "이럴 경우 한국이 국제적인 변화의 중심에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2012년 교토 의정서가 종료되면, 시간상으로 한국에서 개최되는 COP18에서 2013년부터 적용할 온실가스 감축 방안을 논의하게 될 것이라는 얘기다.

그는 "한국이 지금부터 국제 규범을 마련하는 데에 중심적인 역할을 하고 국제적인 합의안이 도출될 수 있는 방안을 만들어 교토체제 이후의 프로토콜을 만드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이날 심포지엄에 참석한 여러 전문가들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이제는 모두 실천의 단계에 들어설 때"라며 실천을 촉구했다.

고건 기후변화센터 이사장은 심포지엄 인사말에서 "정부의 감축목표를 달성하려면 감축을 실천해야할 당사자들 즉 산업, 발전, 운송, 가정, 상업 등의 분야별 책임 분담을 어떻게 할 것인지 사회적 합의를 거쳐야 한다"며 "기후변화 총론보다는 기후변화 행동, 실천이 필요한 구체적 각론이 필요한 시기"라고 밝혔다.

김형국 녹색성장위원회 위원장은 "환경문제를 대하는 데에는 환경 과학을 믿음의 수준으로 간 '환경 근본주의'와 환경 과학을 기술로 가져간 '환경 관리주의'가 있다"며 "문제는 환경 관리주의자들의 과학 기술 수준인 데 반해 근본주의자들은 완전히 종교와 믿음의 수준으로 가 버리기 때문에 대화하기가 어렵다는 점"이라며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토론자로 나선 김호기 연세대 사회학 교수는 "지구온난화를 포함한 기후변화 문제를 대할 때 생태학적 실천으로 잘 이어지지 않고 있다"며 "그 이유는 지구온난화 이슈에 대한 경제적 이익 문제와 공공재적 특성을 갖는 환경문제의 속성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기후변화 문제가 "생태학적 이슈이면서 동시에 정치·경제·문화적 관계가 반영된 사회학적 이슈"로 규정한 후 이를 대응하기 위해서는 '이중 민주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중 민주화란 한편에서는 국가와 정부간기구가 주도적으로 나서 장기적인 전망과 계획, 정책을 추진하는 동시에 시민사회와 비정부기구(NGO)가 부단한 문제제기와 국제적 연대를 활성화는 것이다.

그는 "코펜하겐 협정이 도출되긴 했지만 법적 구속력을 확보하지는 못했다"며 "국가/정부간기구와 시민사회/비정부기구의 자율적 대응와 생산적 협력을 동시에 모색하는 것이 기후변화의 사회학에서의 핵심"이라고 밝혔다.

임옥상 문화우리 대표는 "이제는 사람중심의 공간을 만들기 보다는 자연을 위한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며 "자연을 위한 공간은 즉 사람을 위한 공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주경제= 김종원 기자 jjong@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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