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공모주 기대와 함께 우리사주 청약 열기도 뜨겁다.
우리사주는 기업 및 정부의 정책적 지원 아래 근로자가 자기 회사 주식을 취득하는 제도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두차례에 걸쳐 우리사주 청약에 나선 대한생명 우리사주 배정물량 4200만주 중 약 86%(약 3612만주)나 청약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생명은 총 공모물량 2억1000만주(신주모집 1억3000만주, 구주매출 8000만주)의 20%를 우리사주로 배정했다.
오는 17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될 예정인 대한생명의 공모가는 오는 6일 결정된다. 공모희망가액은 9000~1만1000원이다.
대한생명 우리사주 청약은 앞서 우려가 많았다. 최근 증시 하락으로 주가가 공모가보다 떨어질 가능성이 제기됐던 것.
우리사주는 배정 후 1년간 보호예수에 묶여 매도가 금지된다. 보호예수 기간 주가가 급락해도 그대로 지켜보고 있어야 하는 것.
실제 동양생명 직원들은 지난해 10월 8일 상장에 앞서 280만주를 1만7000원에 매입했다. 그러나 현재 주가는 공모가 보다 낮은 1만3000~1만4000원대. 약 80억원 가량의 손실이 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에 박중진 동양생명 부회장이 직접나서 회사 가치에 대한 자신감을 표출하기도 했다. 박 부회장은 보유하고 있던 스톡옵션 10만주 가운데 2만7000주를 주당 1만3000원에 주식으로 전환하고 장기 보유키로 했다.
반면, 우리사주 청약은 직원들에게 상장차익을 가져다 줄 수 있어 매력이 크다.
오는 5월께 상장 계획인 삼성생명의 우리사주 보유 직원들은 무려 200배 가까운 차익이 예상된다. 지난 1999년 삼성생명은 우리사주 발행 당시 1인당 180주씩, 주당 5000원에 배정했다. 최근 장외에서 100만원대 안팎으로 거래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평균 차익이 약 1억8000만원에 달한다.
그러나 일각에선 회사가 직원들의 우리사주 강제배정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우리사주 청약을 위한 회사의 대출지원도 주가 하락시 결국 직원들에게 부담일 수 밖에 없다.
한 우리사주조합 관계자는 "현재로선 우리사주 물량 소화를 위한 회사의 강제배정을 단속할 방법이 없다"며 "1인당 청약금액이 1년 급여 한도를 넘지 않도록 규제 및 강압적 배정을 금지하는 법안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우리사주 청약에 앞서 신중한 판단을 내릴 것을 당부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우리사주는 여윳돈으로 10~20년간 장기간 보유한다는 생각으로 매입해야 한다"며 "무리한 대출을 통한 매입은 삼가는 게 좋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5일에는 올해 말 상장을 계획중인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우리사주 조합이 설립됐다. 오는 5일부터 업무를 개시하게 된다.
공항공사 우리사주는 근로복지기본법에 따라 기업공개를 통해 매각할 물량의 최대 20%를 우선 배정받을 수 있다. 할인율은 받을 수 없을 전망이다. 그러나 공항공사는 다른 공기업에 비해 직원수가 적은 850여명에 불과해 우리사주 물량배정 20%는 직원들에게 부담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아주경제= 문진영 기자 agni2012@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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