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 파문을 두고 벌어진 미국 의회 청문회에서 도요타가 차량 결함 원인과 대책에 대한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못해 사태가 오히려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24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전날 미 하원 에너지ㆍ상업위원회가 연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짐 렌츠 도요타 미국 판매부문 사장은 도요타가 지금까지 보고된 차량 급가속 사고의 70%는 원인을 파악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리콜을 통해 가속 페달을 수리하거나 바닥매트를 교체해도 급가속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는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지금까지 도요타 차량의 급가속 사고로 희생된 사망자는 34명으로 800만대가 같은 문제로 리콜대상에 올랐다.
차량 결함 은폐 및 늑장 대처 의혹을 받고 있는 도요타가 사태 수습 방안에 대해서도 얼버무리자 의원들은 여지없이 실망감과 분노를 드러냈다.
민주당의 에드워드 마키 의원은 "(렌츠의 증언으로) 모든 미국인들은 충격을 받을 게 뻔하다"며 "도요타가 기업정신의 핵심이라고 자랑하던 품질은 허상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같은 당의 바트 스투팩 의원 역시 "도요타는 소비자들의 불만을 무시했다"며 "도요타는 외부 기관까지 끌어들여 차량에 문제가 없는 것처럼 미국 소비자들을 호도했다"고 비난했다.
그는 특히 "도요타는 물론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도 미국인들에게 해명해야 할 게 많을 것"이라며 미 교통당국의 안일한 대처에 대해서도 날을 세웠다.
차량 결함 원인에 대한 논란도 치열하게 전개됐다. 논란의 핵심은 엔진 전자제어시스템(ETCS)으로 도요타는 자사 차량의 ETCS에는 문제가 없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스투팩 의원은 도요타의 주장이 친(親) 도요타 성향 연구기관들의 조사 결과를 근거로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데이비드 길버트 미 서던일리노이이대 자동차공학 교수는 "도요타 차량에 탑재된 ETCS에서 다른 업체의 차량에서 찾을 수 없는 문제점을 발견했다"고 증언했다.
반면 렌츠 사장은 도요타의 ETCS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래이 라후드 미 교통부 장관도 ETCS 결함 여부를 조사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ETCS를 급가속 문제의 원인으로 볼 수 없다고 말했다.
미 의회는 24일 하원 감독ㆍ정부개혁위위원회를 통해 도요다 아키오 도요타 사장을 증인으로 불러 청문회를 이어간다.
아주경제= 김신회 기자 raskol@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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