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세탁기 리콜] 해외선 적극 리콜..국내선 묵묵부답

2010-02-23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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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LG전자 드럼세탁기 안에서 7세 어린이가 질식사하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LG전자의 리콜 정책이 도마 위에 올랐다.

이와 같은 유형의 사고는 지난 2008년에도 이미 두차례나 발생했다. 하지만 당시 LG전자는 리콜을 시행하지 않았다. 안전캡 지급과 캠페인 진행 등 완벽하지 않은 재발방지 정책을 펼쳤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LG전자는 리콜을 단행한다고 23일 밝혔다. 2008년 사고 당시 리콜을 진행했다면 추가적인 인명피해를 막을 수 있었지만 늑장대응으로 다시 어린이의 소중한 생명을 앗아갔다.
 
이같은 늑장 대응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년 동안 이번 사건을 제외하고도 국내에서 총 4건의 굵직한 안전사고가 발생했지만 LG전자는 리콜에 나서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반면 해외에서는 비슷한 사례에 대해 자발적 리콜을 시행 한 것으로 알려져 국내 소비자를 차별하는 것이 아니냐는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최근 LG전자 제품의 안전사고 사례는 △2008년 LG전자 엑스노트 배터리 폭발 사고(LG화학 제조) △지난해 1월 베이징 유학생 휴대폰 배터리 폭발 △지난해 8월 냉장고 화재 △지난해 12월 세탁기 화재 등이다.
 
하지만 LG전자 측은 해당 사고 제품과 관련해 리콜을 시행하지 않았다. 제품 결함으로 결론이 나오지 않는 이상 보상이나 무상수리, 리콜 여부도 결정할 수 없다는 것.
 
노트북 배터리 사고는 불만을 제기한 고객에 한해 점검 및 무상교환 서비스를 제공했다. 해당 사실을 숙지하지 못한 고객들은 결국 혜택을 받지 못했다.
 
휴대폰 배터리 사고도 배터리 제조사인 소니와 자체 조사 결과 “과실 여부가 불명확하고 정황증거가 부족하다”며 리콜을 시행하지 않았다.
 
세탁기 화재와 냉장고 화재도 사건이 발생한지 수개월이 지났지만 이렇다할 조치를 취하고 있지 않다.
 
반면 해외에서 LG전자의 리콜은 신속하게 진행됐다.
 
미국에서는 지난해 초 문자메세지 전송 오류와 911 긴급전화 통화품질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일부 휴대폰 모델에 대한 자발적 리콜을 시행했다. 캐나다에서도 전자파 발생이 안전기준을 초과해 리콜을 시행했다.
 
LG전자의 노트북 배터리를 담당하는 LG화학은 미국에서 두차례의 리콜을 시행했다. 애플 ‘아이북 G4’와 ‘파워북 G4’에 공급한 배터리는 총 15만여 대에 달한다. 리콜 이유는 노트북 배터리가 단순히 과열됐다는 신고가 있었기 때문이다.
 
2008년 12월엔 일본에 출시한 일부 냉장고 제품이 화재 위험이 있다며 자발적 무상 리콜을 시행했다. 일본에서 냉장고 화재 사고가 나면서 이에 대한 조치를 취한 것.
 
이들 해외 사례는 모두 국내와 비슷하거나 국내보다 위험성이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소비자단체 관계자는 “국내와 해외 리콜 사례를 비교하면 한국 기업인 LG가 오히려 해외 소비자만 우대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든다”며 “LG의 세탁기.냉장고.휴대폰.노트북 외에도 TV와 전자레인지 등에서도 화재 발생 민원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만큼 이번 사고를 계기로 전자제품 전체 라인업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아주경제= 이하늘 기자 eh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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