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밴쿠버에서 글로벌건설의 길을 본다

2011-01-31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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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덕성 부국장 겸
건설부동산부장
밴쿠버에서 대한한국의 미래를 본다.  최상을 향한 도전정신과 최고를 추구하는 집념,  그리고 최선을 다하는 열정에서 밝은 비전을 본다. 

쇼트트랙 2관왕인 이정수가 지난 14일 남자 1500m에서 첫 금메달을 따자 온국민의 시선이 밴쿠버로 쏠렸다. 모태범과 이상화는동계빙상 사상 최초로 500m 스피드스케이트에서 동반 우승, 온 국민을 열광케 했다.
지난해 말 원전수출 개가의 감동이 채 가시지 않은 새해,밴쿠버 동계 올림픽의 낭보에 대한민국이 어깨춤을 춘다. 살을 에는 엄동설한과 냉각된 체감경기의 고통은 잠시 잊었다. 여느 해보다 많이 내린 함박눈마저 포근하게 느껴진다. 태극전사가 밴쿠버에서 속속 전해오는 금메달 소식은 실의와 좌절을 한순간 잊게 하면서 온 국민을 감동의 도가니로 몰아넣는다. 국내에서 4대강과 세종시의 찬반 논란으로 국론이 분열되고 고용불안과 소득 감소, 청년실업으로 시름하는 온 국민에게 희망과 꿈을 선사한다.

태극전사의 밴쿠버 신화창조는 이번 에도 계속된다. 금맥캐기는 남·여 쇼트트랙에서 한층 고조, 김연아의 피겨스케이트에서 정점에 이를 전망이다.

흔히 스포츠를 각본없는 다큐먼터리라고 한다. 젊은 태극전사의 밴쿠버 소식은 픽션의 드라마에서 느끼는 감동과 차원이 다르다. 땀과 눈물 속에 세계 정상을 꿈꾸는 한국 젊은이의 논픽션이다. 실시간 전해오는 우리 스포츠맨의 다큐먼터리가 생동감이 더한 이유다.

다큐먼터리인 글로벌 스포츠제전, 올림픽경기는 사실 건설, 특히 해외건설과 닮았다.

결과와 과정이 그렇다. 최종 우승자는 둘이 아닌 하나다. 수많은 경쟁자 가운데 종목별 금메달은 하나이고 건설공사의 최종 승리자도 낙찰사 하나다. 지구촌의 내노라하는 경쟁자 간 치열한 순위경쟁에서 최선을 다하면서 최종 우승한 자가 영광을 차지하는, 승자독식의 룰이 지배한다.

밴쿠버의 최단거리 스피드스케이팅에서 동반 우승한 모태범의 '강철 투지'와 이상화의 '인생역전'이 화제다. 건설강국 대한민국의 해외건설신화를 빼어 닮았다. 열사의 사막에서 사계절 영하의 남극에서 해외건설은 근면과 성실, 불굴의 의지로 지구촌 건설시장을 공략해 왔다.

올림픽의 금메달은 최선을 다하는 도전정신과 그 과정에 최상의 기술력 함양, 최고를 향한 목표의식의 산물이다. 해외건설시장에서 최상의 프로젝트 수출을 이끌어낸 한국 해외건설의 성장사와도 같다. 

건설과 스포츠의 유사점은 또 있다. 경기마다 공정하고 객관적인 심사와 평가는 필수적이다. 승자와 패자 간 축하와 위로도 매 경기마다 이어진다. 거기에다 사계절 변화무쌍한 자연을 극복해 나가야 하는 환경은 스포츠와 건설이 통한다.

태극전사의 신화창조는 글로벌 해외경영에 진력하는 한국건설업의 현주소를 점검, 진단하는 좋은 기회이다.

한국 건설사는 '무에서 유를 창조한' 우리경제의 발전사다. 해외건설은 그 효자 중에 효자다. 근대화 이후 해외건설은 한국 스포츠의 발전을 주도해 왔다. 

'88 서울 올림픽'은 한국의 해외건설이 이끌었다는 게 정설이다. 현대건설로 대표되는 한국의 건설기업은 65년 해외에 첫발을 디디면서 전세계에 코리아를 알렸다. 2002년 한·일 월드컵도 그 연장선이었다. 

한국의 해외건설은 지난해 말 기준 476억 달러 수주, 최근 5년 간 매년 평균 100% 성장가도를 달렸다. 올해 700억달러를 목표,  '글로벌 톱5'의 대열에 오를 전망이다.  

글로벌 강국에 도전하는 우리의 해외건설과 스포츠는 비전 달성을 위해 극복해야 할 당면 과제가 있다.

지난 14일 남자 1500m 쇼트트랙에서 선두를 다투던 우리 선수는 골인 지점을 눈앞에 두고 서로 엉켰다. 승부욕이 앞섰기 때문이다. 해외건설시장에서 우리 기업 간 저가 경쟁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최저가 플랜트공사 입찰에서 낙찰권에 속한 한국 업체 간 수천달러 이상의 차이가 발생하는 과당경쟁은 다반사다. 투찰 금액 차액은 기업의 수익으로 고스란히 들어올 수 있는 돈이며 한국의 순수
외화가득액이다.

또 있다. 기초 체력 문제다. 동계와 하계 올림픽에서 태극전사의 선전은 눈부시다. 그러나 육상과 수영, 스키 등 기초 종목의 열세는 고질적이다. 우리의 해외건설이 그렇다. 기본계획과 원천기술 보유는 선진국에 비해 여전 한 수 아래다.

해외건설업계는 글로벌 스포츠 대전에서 현주소를 점검하고 비전을 재설정해야 할 것이다. 밴쿠버의 교훈이다.

아주경제= 김덕성 기자 kd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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