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미국 판매량 늘어… 시장점유율 확대
-현대하이스코·글로비스 등 그룹 계열사도 수혜
-현대중공업은 글로비스가 발주하는 선박 수주할 듯
도요타 리콜 사태의 영향이 일파만파 퍼지는 가운데 '현대家'가 웃었다. 현대·기아자동차 뿐 아니라 현대하이스코·글로비스 등 그룹 계열사도 반사이익을 얻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도요타 쇼크'로 지난달 현대차의 미국 현지 판매량은 3만503대로 전년 동기 대비 24.44% 늘었다. 기아차도 2만2123대로 0.12% 증가했다.
점유율도 늘어 현대차가 4.36%, 기아차 3.16%를 기록했다. 전체 점유율은 지난해 12월 5.3%보다 2.2% 포인트 늘어난 7.52%였다.
남경문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기아차가 도요타 감소분의 20~30%까지 흡수할 것으로 관측했다. 각 증권사는 이달 현대차의 미 시장 점유율이 0.2~0.8%포인트 가량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기아차에 차강판을 공급하는 현대하이스코도 반사이익을 기대하는 눈치다. 현대하이스코가 현대·기아차에 공급하는 차강판의 비중은 연간 최대 270만t~280만t으로 매출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와 관련, 현대하이스코는 연초에 수립한 생산 계획에 따라 공장이 가동되기 때문에 공급량은 도요타 쇼크 이전과 비교해 큰 차이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현대·기아차의 생산이 2월부터 늘어나게 될 것을 대비, 만반의 준비를 마친 상태다.
현대하이스코 관계자는 "차강판 수급이 기존에 빠듯한 상황에서 도요타 사태로 인해 더욱 수요가 늘 것"이라며 "차강판을 생산하는 냉연공장도 풀가동 체제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룹의 물류회사인 글로비스 역시 웃음꽃이 피었다. 현대기아차의 미국 시장 내 점유율 상승은 글로비스의 이익 증가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주익찬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현대·기아차 수출액의 3~4%를 운송하는 글로비스 해외물류 부문 매출이 증가할 것"이라며 "반조립제품(CKD) 매출도 현대·기아차의 해외공장 생산량 증가로 대폭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해외물류와 CKD가 매출 총이익의 68%를 차지하는 글로비스의 매출이 현대·기아차의 해외 물량이 늘어날수록 증가한다는 설명이다.
특히 글로비스는 현대자동차가 지난 2002년부터 자사의 해외 수출을 맡아온 유코카캐리어스와의 장기계약을 단계적으로 종료함에 따라 오는 2015년에는 자동차 해상 수송량의 절반을 담당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현대가인 현대중공업의 수혜도 예상된다. 글로비스의 해외물류와 CKD부문 이익이 늘어날 경우 자동차운반선 등 신규 선박 발주에 나설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실제 글로비스는 최근 완성차 해상운송 사업을 통한 일관 물류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2217억 규모의 자동차 운반선 3척을 현대중공업에 발주했다.
조선업계에서는 이번 물량을 현대중공업이 수주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비스가 최근 현대중공업과 선박 가격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번 발주는 현대차그룹과 현대중공업의 대형 사업 협력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이번 도요타 사태의 영향은 장기화될 전망이어서 현대가의 반사이익도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관련 전문가들은 관측했다.
고태봉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도요타 사태는) 1월 말에야 공론화가 시작된 만큼 부정적 여파는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며 "특히 미국 자동차 시장은 제로섬 게임인 만큼 현대차에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용어설명) 제로섬(zero-sum)
어떤 시스템이나 사회 전체의 이익이 일정해 한쪽이 득을 보면 반드시 다른 한쪽이 손해를 보는 상태.
아주경제= 김형욱·김병용·이정화 기자 jhle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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