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유럽발 폭탄이 터진 이후 변동폭이 날로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시장 전망 역시 쉽지 않을 전망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달러·원 환율이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대내외 재료에 따라 큰 폭의 등락이 이어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외환시장의 변동성 확대와 하향 압력이 이어지면서 연내 환율 1000원대 초반 진입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그리스를 중심으로 남유럽 국가들의 재정적자 우려가 대두된 지난 5일 환율은 20원 가까이 급등하면서 시장의 불안심리를 여실히 반영했다. 이날 환율은 19원 오른 1169.90원에 장을 마쳤다.
다음 거래일인 8일 환율은 1170원대를 넘어선 이후 하락세로 전환, 나흘 연속 내리며 12일 1151.30원으로 마감했다. 유럽발 위기로 인한 상승폭을 일주일만에 모두 만회한 셈이다.
최근 외환시장은 유럽발 불안에 따른 달러 강세와 국내 증시 움직임, 명절을 앞둔 수출업체들의 네고물량에 따라 좌우됐다.
허인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국제금융팀장은 "유럽발 악재로 외국인 자금 이탈 조짐이 보였다"면서 "당분간 변동성이 클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대외적인 요인이 주로 작용했다"면서 "전체적으로는 외환시장이 안정화될 것으로 보며 1~2개월 뒤에는 환율이 아래쪽으로 방향을 잡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임지원 JP모간 이코노미스트는 "변동성이 큰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전체적으로는 남유럽발 리스크에 따라 위험 회피성향이 강하다"고 지적했다.
중장기적으로는 원화 강세 기조가 이어진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임 이코노미스트는 "원화가치 절상압력이 여전하다"면서 "장기적으로는 1100원대가 무너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현정 씨티은행 팀장은 "멀리 보면 레인지는 원화 강세가 우세하다"면서 "지속적으로 경제지표를 확인해야겠지만 환율이 내리는 것에 베팅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말까지 1000원이 붕괴될 가능성이 크지는 않지만 1000원대 초반 진입에 대해서는 대다수 전문가들이 여전히 문을 열어놓고 있다.
이상원 메리츠종금 외환팀장은 "연내 1000원 진입 가능성은 여전"하다면서 "1100원선을 쉽게 내주지는 않겠지만 무역수지가 흑자를 이어간다면 투기적인 요인이 얼마든지 가세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유럽발 위기감이 지속될 경우 시장에 미치는 영향 역시 이어질 수 밖에 없다는 신중론도 여전하다.
JP모간의 임 이코노미스트는 "남유럽 국가들의 채권 만기가 4월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최소한 3월말까지는 유럽발 위기감이 이어질 것"이라면서 "전반적인 상황을 감안하면 앞으로 6개월안에 1100원까지 내려갈 수 있다"고 점쳤다.
한편 환율 변동성 확대를 우려한 당국의 개입도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씨티은행 유현정 팀장은 "당국 개입에 따른 불안감이 상존하고 있다"면서 "환율이 많이 밀리지 않는 이유"라고 평가했다.
아주경제= 민태성 기자 tsmin@ajnews.co.kr
(아주경제=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