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예산안 정국에서 여야 대치로 인해 처리되지 못한 '민생법안'이 기다리던 2월 국회를 맞게 된다.
서민 생활과 직결된 민생관련 법안이 지난해 말 예산안 정국에서 여야 대치로 인해 처리되지 못했다.
정책의 취지나 내용보다는 당리당략을 앞세우는 국회의원들의 정국주도권 싸움으로 서민 가계 지원을 위한 법안만 희생양이 돼 온 것이다.
우선 지난해 국회 문턱을 넘을 것으로 확실시됐던 ‘전기통신사업법’이 통과되지 못했다. ‘통신요금 인하법인’으로도 불리는 이 법이 통과되지 않으면 늘어나는 가계 통신비 부담비용의 절감효과는 기대할 수 없게 된다.
법안(위원회 대안)은 통신사업자 간 경쟁 활성화 유도를 위해 통신서비스 ‘재판매제도(도매제공)’ 도입을 통해 통신요금 인하를 유도하도록 했지만 소관 상임위인 문화체육방송통신위원회만 통과한 채 법안심사소위로 되돌아 갔다.
현재 ‘전기통신사업법을 위반해 벌금형을 선고받을 경우 1년간 해당 분야 회사(전기통신)의 임원이 될 수 없다’는 조항에 대해 일부 위원들이 이의를 제기해 논란을 빚고 있다. 법사위 소속 한나라당 주광덕 의원이 직업 선택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할 우려가 있다고 한 것이다.
카드 수수료율 인하가 주요 내용인 ‘여신전문금융업법(대안)’도 법사위에 계류된 채 해를 넘겼다. 여신금융사에 다른 금융업무를 영위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고 부수업무와 신용카드 결제대상 범위를 네거티브 방식으로 전환하는 내용의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안이 국회에 제출돼 법안심사가 진행 중이다.
현행 여전법상 여전사의 업무범위가 포저티브 방식으로 제한, 보유인력 및 자산을 활용한 다양한 업무 수행이 불가능해 경쟁력 확보와 수익원 다변화에 제약이 있었다. 또한 신용카드 결제대상이 물품 또는 용역, 상품권(선불카드 포함)으로 돼있어 펀드대금, 지방세, 공공요금 등의 카드결제 가능 여부에 대한 논란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그러나 여전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여신금융사의 수익 다각화를 통한 경쟁력 강화와 신용카드 결제대상 확대로 카드사 수익구조 개선 및 이용자 편의가 크게 증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당초 한나라당 김용태 의원이 발의한 법안 내용 중 ‘중소가맹점 수수료 상한제 도입’과 ‘가맹점의 1만원 미만 카드 결제 거부’ 조항은 카드사 및 소비자 관련 단체의 반발로 삭제돼 알맹이가 빠졌다는 지적이다.
또 정무위 일부 위원이 세원 확보 용이와 소액카드 결제 대체 수단으로 ‘현금영수증 발급 의무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이마저 금융당국에서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져 2월 임시국회 처리를 장담할 수 없는 지경이다.
일정 소득 이하의 중증장애인에게 기초장애연금을 지급하는 내용의 ‘기초장애인연금법’은 예산관련 부수법안으로 시급한 처리가 요망되는 데도 지난해 말 국회에서 처리되지 못했다.
다문화가정 자녀에 대한 보육 지원이 주 내용인 ‘영유아 보육법’도 다문화가족 자녀에게 무상 보육특례를 적용하는 것을 놓고 저소득 가정과의 형평성 문제와 지자체 재정 부담 등을 이유로 복지위 법안소위에 계류된 채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일자리 창출과 관련, 취약지대인 농어촌지역 일자리 창출 및 사회서비스 확충을 위한 지원 근거 마련이 골자인 ‘농림어업인 삶의 질 향상 및 농산어촌지역개발촉진특별법’도 아직 상임위에 상정되지 못하고 있다.
아주경제= 차현정 기자 force4335@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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