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유수 PC업체들이 하루 남겨둔 삼성전자 2009년 4분기 실적 발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탄탄해진 PC사업을 기반으로 삼성의 역대최고 실적이 기대되면서 국내시장 선점을 목표로 하는 업체들의 전략에도 큰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삼성 PC사업이 지난해 3분기까지 분기당 평균 50% 이상 성장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넷북의 경우 델과 레노버를 제치고 세계시장 점유율 4위에 올라섰으며 전체 노트북 시장에서는 일본 대기업 소니를 제치고 8위에 올라섰다. 더욱이 국내시장은 데스크톱·노트북 시장 통틀어 1위다.
3분기 이후부터는 KT와의 협력을 강화하는 등 ‘PC 중점전략’을 선언한 데다 해외시장 적극 공략·D램 수요 상승세 등의 요인을 고려하면 4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도 예상된다.
이 가운데 국내시장 확대를 모색 중인 글로벌 해외 PC업체들은 삼성의 상승세를 인정하면서도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다.
특히 세계 넷북 1위 업체인 에이서는 올해 안에 한국지사 설립을 추진 중인 만큼 삼성이 4분기 실적 ‘풍년’을 맞으면 간접적 타격이 예상된다.
에이서 측은 차별화 된 제품과 고객만족으로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나 삼성의 제품과 애프터서비스에 익숙한 국내 소비자들의 마음을 돌리기엔 부족하지 않겠느냐는 게 업계 시각이다.
지난해 3분기 국내 넷북시장에 진출한 세계 4위 PC업체 레노버는 비교적 국내시장에 안착했다는 평이다. 다만 현재 시장점유율에서는 삼성은 고사하고 LG전자, 삼보, HP에게도 밀리는 형국이다.
이 가운데 삼성이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거둘 경우 상대적 인지도 하락을 피할 수 없다고 우려하고 있다.
세계 1위 PC업체 HP는 PC와 프린터 부문이라면 삼성은 아직 상대가 되지 못하는 데다 전체사업의 5% 정도만이 삼성과 겹치는 정도여서 그다지 신경 쓰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올해 화두를 ‘시장확대 및 성장’으로 삼고 삼성도 집중공략 중인 오피스 프린터 시장과 컬러레이저 시장 등의 매출증진 계획에 몰두한 상태다.
다국적 PC업체 한 관계자는 “업계에서는 1년 전만 해도 삼성이 무슨 수로 PC를 하겠느냐는 분위기였던 것을 감안하면 놀라운 성장세”라며 “지난해 삼성 최지성 사장이 PC에 역점을 두겠다고 선언한 후 본격적인 첫 실적 발표인 만큼 신경 쓰이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안광석 기자 novu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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