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한 것은 대우건설을 인수할 회사는 재정능력과 대우의 기업문화를 존중할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
서종욱 대우건설 사장(사진)이 대우건설을 인수할 기업의 전제조건으로 내건 사항이다. 서 사장은 21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산업은행이 추진중인 대우건설 M&A와 관련해 이 같은 의견을 내놨다.
그는 구체적으로 "대우의 큰 덩치를 인수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기업, 대우의 기업문화가 가급적 존중될 수 있는 그런 인수자여야 한다"며 "기업문화란 경영의 독자성 확보차원을 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현재 산업은행 사모투자펀드(PEF)에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해 대우건설을 인수할 유력 후보자로 거론되고 있는 동국제강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다만 "노조가 여러 얘기를 했는데, 이는 직원들의 의견을 대변한 것"이라며 "맞다고 말할수는 없지만 노조발표를 유의있게 들었다"며 인수의향을 밝힌 동국제강에 대해 우회적으로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채권단과 대우건설 인수 재무적 투자자(FI)간의 풋백옵션에 따른 마찰에 대해서는 "전체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효과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점을 모두 인식하는 만큼 양측이 적절한 선에서 해결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또 직원들의 자사주 매입 요구와 관련해서는 "경영의 지배권을 가질만한 것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애사심 차원에서 제안하는 것"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올해 사업에 관련해서는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2010년은 불안요인이 없어진 만큼 모든 임직원들이 '강한 대우'를 만들겠다는 의욕에 차 있다"며 "2010년은 대우건설이 부진한 경영실적을 털어내고 턴어라운드 하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 사장이 말한 불안요인은 지난해 흘러나온 금융그룹의 유동성 위기에 따른 대우건설 M&A설이다.
대우건설은 작년 4월부터 12월까지 대우건설의 M&A 소문이 흘러나오면서 내·외부적으로 사업수주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서 사장은 "M&A를 한다고 하니 마치 망하는 것처럼 생각하는 발주처가 많았다"며 "그러나 산업은행 인수가 최종 결정된 후부터는 모든 상황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작년 모회사인 금호그룹의 유동성 위기설이 흘러나오기 시작하면서 사업 계약을 미루던 해외 발주처들도 1월부터 속속 계약을 진행하고 있다"며 "파푸아뉴기니 LNG사업 등이 대표적 사례"라고 설명했다.
대우건설은 올해 해외사업 비중을 30~35%로 확대할 전망이다. 특히 해외에서는 정부가 국가정책으로 추진하고 있는 원자력 사업에 매진해 1곳 이상을 수주한다는 계획이다.
서 사장은 "올해는 국내시장은 공공공사가 2008년 수준으로 줄었고, 부동산 조기활성화도 어려운 만큼 해외에서 활로를 찾겠다"며 "나이지리아 등 주력시장 의존도를 60~70%, 나머지 카타르, UAE 등에서 30~40%를 수주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올해 해외사업 중 원자력 건설사업을 수주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앞으로 해외에서 수주가 가능한 원전규모는 약 1000MW(메가와트)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신월성 1·2호기 실적을 가진 대우건설의 노하우를 적극 발휘한다는 계획이다.
서 사장은 "하지만 해외사업 포트폴리오를 50%까지 늘리는 것은 향후 리스크가 될 수 있다"며 "올해는 수익성을 전제로 선별적 진출을 통해 리스크없는 사업을 수주하겠다"고 덧붙였다.
주택사업의 경우 재개발·재건축 사업 위주로 진행하되 신규분양은 수도권에서 70~80% 내놓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올해 대우건설이 목표로 하는 신규분양물량은 1만3000가구로 실제 대부분 수도권에 위치하고 있다.
그는 "미분양주택이 많은 것은 시장예측을 제대로 못한 건설업체 책임도 있지만, 정부 차원의 고려도 있어야 한다"며 "DTI, LTV 등 주택대출에 대한 너무 예민한 가동, 양도세 감면혜택 만료, 분양가상한제 유지 등이 사업에 어려움을 주는 요소"라고 꼽았다.
또 정부의 국정 아젠다인 '고용창출' 확대에 가장 큰 효과가 있는 분야가 건설, 특히 주택부분이라는 점도 고려해 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대우건설은 이외에도 올해 새로운 형택인 '친환경에너지저감주택' 건설에 매진, 2013년부턴 분양하는 주택은 50%, 2020년부터는 100% 에너지 '제로' 하우스를 만들겠다는 목표다.
한편 이 회사의 올해 경영목표는 수주 14조 127억원, 매출 7조5052억원, 영업이익 4241억원 등이다.
아주경제= 정수영 기자 jsy@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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