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삼성생명은 장외시장에서 150만원을 뚫었다. 전일 137만5000원에서 하루 만에 20만원 가량 오른 셈이다.
덕분에 장외시장까지 삼성생명 효과로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올 상반기 상장이 예상되는 삼성생명을 장외에서 미리 매수하려는 이들이 몰려 전체 장외시장 지수마저 끌어올리고 있는 것이다.
19일 장외주식거래 전문사이트 38커뮤니케이션에 따르면 이 회사가 집계하는 장외시장 지수는 작년 말 511.88에서 전날까지 590.08로 새해 들어서만 무려 15% 이상 급등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1.72%, 코스닥이 7.70% 상승한 것을 감안할 때 상당한 급상승이다.
◆삼성생명 장외가 150만원 돌파…올 들어 46%↑
이런 급등을 이끈 주인공은 다름아닌 삼성생명이다. 실제 작년말 107만4000원에 거래되던 삼성생명은 19일 오후 한때 157만7000원까지 급등했다.
지난해 11월 상장계획을 밝히기 이전 53만원 수준이었던 이 회사 장외가를 감안하면 그야말로 괄목상대한 주가 흐름이다.
이에 장외주식거래 전문사이트인 프리스닥 정인식 대표는 "삼성생명은 액면 분할 계획이 발표되고 상장 주관사들이 100만원을 상회하는 공모가를 적어내면서 상승에 탄력을 받았다"며 "특히 이달 상장 절차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삼성생명 주가 상승세에도 가속도가 붙었다"고 설명했다.
삼성생명은 이달 20일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액면분할을 결의할 예정이다.
◆ 삼성생명 덕분에 금호생명ㆍ한국증권금융ㆍ현대카드 ↑
금호그룹에서 분리 매각되는 금호생명도 작년말 4700원에서 7000원으로 48.9%나 급등했다. KT가 주요 주주인 케이티스(구 한국인포서비스)와 케이티씨에스(구 한국인포데이타)도 상장 예상 종목으로 꼽히면서 장외 거래가격이 가파른 상승세다.
국내 유일의 증권금융사인 한국증권금융도 상장계획이 전해지면서 장외시장에서 사상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올 초 1만3000원에 불과했던 이 회사 장외가는 1만7500원으로 연일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는 것.
이런 급등세에 한국증권금융 내에선 과거 자사주 시세가 액면가 5000원 수준에 머물 당시 주식을 팔아치운 직원들이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는 후문까지 전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카드 역시 상승 중이다. 지난해 12월초 1만3800원에 불과했던 현대카드는 이달 들어 1만7000원선에서 오르내림을 반복하고 있다. 무려 23%가 넘는 상승률이다.
지난 연말 상당규모의 배당을 실시할 것이란 전망도 주가 상승에 한 몫 했지만 역시 주된 요인은 삼성생명으로 인한 우량 장외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이에 대해 정인식 프리스닥 대표는 "삼성생명은 그 종목 자체만으로도 관심의 대상이지만 투자자들이 그 외의 상장예상 종목을 찾게 만들어 장외시장 전체의 관심을 이끌어내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장외종목은 장내종목과 달리 거래체결 기준이 아닌 호가 기준(매수.매도호가 중간값)으로 시세가 결정되는 탓에 급등 현상을 신중히 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특히 삼성생명처럼 유통 물량이 적은 종목들은 적은 거래 또는 호가만으로 가격이 크게 오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아주경제= 김용훈 기자 adoniu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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