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전세계 주요 국가들이 도입, 시행 중인 비상 통화정책(이른바 출구전략)들이 오는 3월 이후 하나둘씩 자취를 감출 전망이다.
금융시장에서 출구전략은 주로 기준금리 인상을 의미하지만, 통상적 시장 여건이었다면 쓰이지 않았을 각종 정책들을 이전 상태로 되돌리는 것도 넓은 의미의 출구전략으로 분류할 수 있다.
17일 한국은행과 대우증권에 따르면 미국에서 신용경색 완화를 위해 시행됐던 자산담보부증권(ABS) 기반 대출(TALF)과 모기지기관 보증 모기지담보부증권(MBS) 직매입이 오는 4월부터 종료된다.
금융기관에 대한 유동성 공급 조치였던 프라이머리 딜러 단기신용공여(PDCF)와 프라이머리 딜러 대상 국채대여(TSLF)도 오는 2월부터 폐지된다.
프라이머리 딜러는 연방준비은행들과 국채를 거래할 수 있는 금융기관들을 일컫는 말이다.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은 금융기관에 담보 없이 후순위 대출을 해주는 후순위 특약대출을 오는 3월 말에, 은행 보유 주식 매입을 오는 4월 말에 각각 중단할 예정이고, 한차례 연장 시행했던 금융기관 보유 기업채무 담보대출 역시 오는 3월로 마무리된다.
유럽중앙은행(ECB)도 공급 자금 만기를 6개월로 늘려주는 정책(LTRO)을 오는 3월까지만 시행할 계획이고, 금융기관들이 보유 채권을 기반으로 다시 발행한 커버드 본드 매입은 상반기까지만 시행된다.
이들 조치가 비상 정책으로 간주되는 이유는 유동성 공급 대상 기관 자격을 이전에 비해 크게 완화했거나 자금 지원 기간을 연장하는 것은 물론, 시중은행을 대상으로 공개입찰을 통해 단기 자금을 지원하는 등의 새로운 방안도 포함됐기 때문이다.
금융위기로 인한 금융기관 유동성 문제를 겪지 않았던 중국도 오는 2분기부터 광의의 출구전략을 동시다발적으로 시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씨티은행과 UBS, 중국사회과학원금융연구소 등은 오는 2분기에 자산 가격이 상승하면 지급준비율 추가 인상과 시중은행들의 자본 충족비율 기준 상향조정 같은 조치가 추가로 취해질 수 있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기준금리가 인상될 가능성도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최근 발표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세계 주요국의 출구전략이 3월 이후 본격화할 전망"이라며 "경제가 회복되면서 자산 가격의 거품 형성을 우려한 각국 정부가 통화 정책 정상화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지만, 너무 빨리 시행되면 금융시장이 다시 불안해지고 실물 경기가 침체에 빠질 우려가 있어 출구전략 시행 여부에 대한 논란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주경제=인터넷뉴스팀 new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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