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11일 발표한 세종시 수정안에 대해 대전·충남지역 찬반여론이 엇갈리고 있다.
세종시 수정안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여전히 절대적인 대세를 이루고 있지만 경제계와 과학기술계를 중심으로 찬성 입장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박성효 대전시장은 이날 시청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35년간 조성해온 대덕연구개발특구도 아직 예정된 투자의 절반에 미치지 못했는데, 세종시에 유사한 기능의 과학비즈니스벨트가 들어서고 저렴한 가격에 기업을 유치하면 대전은 상대적으로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완구 전 충남지사도 이날 충남도청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오늘 발표된 내용은 대안이라고 보기에 대단히 미흡하다"며 "원형지 개발과 세제혜택 등 고심한 흔적은 보이지만 국가균형발전과 수도권 과밀화 해소, 충청권 발전, 타지역과의 형평성 등 본질적인 문제 해결에는 근처에도 가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유한식 연기군수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행정도시를 백지화하겠다는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은 정부 스스로의 약속과 국민적 합의를 파기한 결과물"이라며 "수용할 수 없다"고 못밖았다.
세종시 수정안에 반대하는 지역 야당 및 시민사회단체들의 기자회견과 집회, 성명발표도 잇따랐다.
연기·공주가 지역구인 무소속 심대평 의원은 성명에서 "세종시 수정안은 행정중심의 원안이 파기된 수정안, 국가균형발전과 국민통합의 가치가 실종된 수정안으로,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양승조 민주당 충남도당 위원장도 기자회견을 갖고 "행정중심복합도시를 교육과학 중심의 경제도시로 포장한 수정안은 충청권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한 미봉책"이라며 "이번 수정안을 철회하지 않을 경우 정권퇴진 운동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행정도시 범 공주시민대책위원회는 공주시청 앞에서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행정도시 원안추진 총력투쟁 선포식'을 갖고 "지역민은 대대로 간직해온 땅을 행정도시라는 국책사업을 위해 국가에 헌납했는데, 이 땅을 대기업에 헌납하겠다는 처사는 국민 사기극에 불과하다"며 "행정도시를 끝까지 사수하겠다"고 강조했다.
충청권 100여개 시민사회단체와 야당으로 구성된 행정도시 원안사수 충청권 연대회의도 연기군청 앞에서 집회를 갖고 "정부가 원칙과 신뢰를 저버리고 '세종시 백지화안'을 밀어붙일 경우 사즉생의 각오로 싸워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저녁 연기군 조치원역 광장에서는 유한식 군수와 시민사회단체 회원, 군민 등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90회 촛불문화제'가 열려, 참석자들이 촛불을 들고 세종시 원안사수에 대한 결의를 다지기도 했다.
반면 경제계와 과학기술계는 "세종시에 행정기관이 내려오는 것 보다는 기업이 입주하는 게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며 정부의 수정안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한금태 대전산업단지협의회장은 "정부부처 대신 기업과 대학이 입주하는 수정안이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는 게 상당수 지역 상공인들의 생각"이라며 "대전이나 충북은 엎어지면 코닿을 곳으로, 충청경제권이란 큰 틀에서 수정안을 평가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덕특구내 26개 정부출연연구기관은 성명을 내고 "세종시를 교육과학 중심의 경제도시로 건설하려는 정부의 방침을 지지한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세종시 수정안을 지지하는 단체인 세종시ㆍ4대강 살리기 범국민연대도 대전시 서구 오페라웨딩에서 회원 1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새로운 세종시 건설 추진 범국민 총궐기대회'를 갖고 "새로운 세종시를 적극 수용해 국론을 통일하고 경제발전에 매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주경제= 인터넷뉴스팀 기자 new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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