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어가는 겨울, 가슴 따뜻해지는 한국영화

2010-01-07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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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모니.

100년만의 폭설과 한파, 더욱 홀쭉해진 지갑 때문에 마음마저 얼어붙은 올 겨울. 따뜻한 가족의 품이 그 어느 때보다 그립다. 새해 극장가에 이런 관객들의 마음을 훈훈하게 데워 줄 신작 국산 가족영화 3편이 선보인다.

◆ 사랑하는 이들을 위한 가슴 찡한 노래 '하모니'

2010년 감동 프로젝트 기대작 '하모니'는 국민여배우 나문희와 월드스타 김윤진의 캐스팅으로 일찍부터 화제를 모은 작품이다.

나문희는 생애 마지막 선물을 남기기 위해 합창단 지휘를 맡은 전직 음대 교수 출신 사형수 '문옥'으로 분해 아름다운 도전을 펼친다.

실제로 두 딸이 피아노를 전공한 탓에, 항상 음악을 가까이하고 있는 그녀가 드디어 남다른 감수성을 발휘할 수 있는 작품을 만나 특유의 개성과 실력을 마음껏 뽐냈다. 그녀의 멈추지 않는 연기 열정이 만들어낸 전문가다운 지휘 장면은 진정한 연기 내공을 증명해 보이며 가슴 찡한 감동을 전한다.

또한 나문희 특유의 '국민엄마' 이미지가 합창단 개개인의 사연과 아픔을 공감하는 문옥의 성격과 절묘하게 어우러져 영화의 울림을 배가시켰다.

나문희는 "우리 영화는 재봉틀로 '드르륵' 한 번에 박은 게 아니라, 손으로 한 땀 한 땀 정성을 들여 만들었다"라며 어떤 영화보다 공들인 작품임을 강조했다.

김윤진은 18개월 후면 헤어져야만 하는 아이와 단 하루 외출을 위해 교도소 합창단을 결성하는 모성 강한 엄마로 등장한다. 주로 카리스마 넘치는 지적인 캐릭터를 연기해온 김윤진은 아이를 위해서 절절한 모성을 보여주는 ‘정혜’로 완벽 변신했다.

여기에 깊은 상처로 마음을 닫은 아름다운 목소리의 소유자 유미(강예원) 등 사연도 개성도 각양각색인 캐릭터들을 끌어안고 사랑하는 이들을 위해 가슴 찡한 감동의 무대를 만들어간다.

그 누구도 믿어주지 않았던 사람들이 모여 화음을 맞춰가고 노래를 통해 하나가 되어가는 과정은 희망과 눈물을 전할 예정이다. 28일 개봉.

   
 
 웨딩드레스.

◆ 엄마가 딸에게 주고 싶은 가장 의미 있는 선물 '웨딩드레스'

가족의 의미와 사랑을 다시 한 번 일깨워줄 아름다운 이별이야기 '웨딩드레스'.

모녀지만 많이 다른, 하지만 서로에게 가장 소중한 고운(송윤아)과 소라(김향기)는 너무 빠른 이별을 준비하게 된다. 엄마가 가장 좋은 기억만 가지고 떠날 수 있게, 딸이 가장 행복한 기억만 가지고 살아갈 수 있도록 고운과 소라는 자신의 아픔 따윈 생각할 겨를이 없다. 그런 모녀의 애달픈 이야기는 관객들로 하여금 뜨거운 눈물을 쏟아내게 한다.

고운의 극 중 직업은 웨딩드레스 디자이너. 집안에서 반대하는 결혼을 한 탓에 정작 자신은 웨딩드레스를 입어보지 못했다. 그런 고운의 평생 꿈은 사랑하는 딸 소라가 가장 아름다운 신부가 되어 자신이 직접 디자인한 드레스를 입는 것이다.

하지만 고운은 소라가 웨딩드레스를 입는 그 날, 소라와 함께 있을 수 없다. 비록 함께 할 수는 없지만 고운은 생명이 꺼져가는 마지막 순간까지 소라가 입을 웨딩드레스를 위해 바늘과 실을 놓지 못한다.

딸을 위해 만드는,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아름다운 웨딩드레스는 영화의 엔딩에 공개된다. 제작진은 엄마의 사랑이 담긴 웨딩드레스를 보여주기 위해 수많은 디자인작업을 거치며 아름다운 드레스를 완성했다.

엄마가 딸에게 주는 가장 특별한 사랑과 선물, 모녀가 함께 극장에서 꼭 같이 봐야 할 영화로 추천하고 싶다. 14일 개봉

   
 
 아빠는 여자를 좋아해.

◆ 미녀아빠와 함께 전국 해피체인지 '아빠가 여자를 좋아해'

초 절정 미녀의 특급비밀이 숨겨진 영화 '아빠가 여자를 좋아해'. 29년 핸섬했던(?) 과거를 고치고, 잘나가는 미모의 포토그래퍼가 된 '손지현(이나영)'이 자신을 아빠라고 우기는 '유진(김희수)'을 만나 졸지에 '미녀아빠'로 변신해 벌이는 가족 코믹물이다.

"단순한 남장이 아닌 아빠 역할"을 출연 계기 중 하나로 꼽은 이나영의 말처럼 영화는 남자 변신으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통해 결국 아이와 아빠로 대변되는 가족애. 그리고 진심을 다하는 로맨스까지 아우른다.

이나영은 시사회에서 "처음에는 남성적 동작이나 말하는 법 등을 디테일하게 생각했지만 극중 지현은 자신만의 여성성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 굳이 남성적인 동작이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남장 연기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그녀는 "여자들이 그냥 아빠를 표현했을 때의 어설픈 동작이 상황에 맞는 것 같아 굳이 남장 연기를 준비 하지는 않았다"며 "단 한 번도 아빠에 대해 생각 안 했던 지현이의 어설픔과 익숙하지 않은 동작들을 있는 그대로 표현했다"라고 말했다.

완벽한 아빠 모습 대신 어설픈 콧수염을 택하거나, 여자이기에 남장이 어색했던 이나영의 제스처를 최대한 살린 이유도 '남장 변신'에만 초점이 모아지는 걸 배제 한 제작팀의 의도였다.

미녀아빠의 좌충우돌 사건들에 웃다 보면 어느 새 남들의 편견을 넘어 진정한 아빠와 아들로 소통하는 그들의 모습에 가슴이 따뜻해진다. 14일 개봉.


아주경제= 인동민 기자 idm81@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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