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경제위기로 세계 질서가 재편되면서 2010년 다양한 국제행사들이 미국이나 유럽 등의 선진국이 아닌 이른바 제3세계 지역 중심으로 개최될 예정이다.
먼저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러낸 중국은 2010년에는 상하이(上海) 엑스포를 통해 또 다른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올 5월1일부터 10월31일까지 열릴 이번 행사에는 191개국과 48개 국제기구가 참가할 것으로 보여 사상 최대 규모가 될 전망이다.
엑스포 전시관이 들어서는 황푸강 난푸(南浦)대교에서 루푸(盧浦)대교 사이의 5.28㎢ 부지 조성과 전시관 건립에 투입되는 공사비만 모두 286억위안(약 5조6000억원)에 달한다.
엑스포를 찾는 관광객은 중국과 해외를 포함해 모두 70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돼 관광 등 경제유발 효과도 엄청날 것으로 보인다.
양제츠(楊潔簾) 중국 외교부장은 "2010년은 중국 지도부가 매우 중시하는 상하이 엑스포가 열리는 해"라며 "외교를 통해 이 행사의 성공적 개최를 뒷받침함으로써 세계와 중국을 잇는 가교역할을 하는 동시에 중국 경제의 안정적인 성장 발전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위기 이후 초강대국으로서 미국의 영향력이 약화되면서 중국이 상하이엑스포를 계기로 세계 질서의 재편 흐름 속에서 주도권을 잡을 기회를 노린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실제 양부장은 최근 베이징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내년도 중국 외교는 금융위기 이후의 시대를 맞아 정치, 경제, 안보 등 분야별로 도전을 받을 것"이라며 "국제체제 개혁을 강력히 추진해 도전에 대응할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과 원자바오(溫家寶) 총리 등 최고지도부도 지난 1일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전국정협)가 주최한 신년 다과회에 참석해 2010년 상하이엑스포의 성공적 개최를 기원했다.
광둥성 광저우 역시 오는 11월 12일 아시아인의 스포츠 축제인 제16회 아시안 게임을 개최한다.
16일간 열리는 이 대회에는 45개국 선수단이 42개 종목에 걸린 메달을 놓고 경쟁을 펼친다. 금메달 경쟁에서는 중국의 독주 아래 한국과 일본이 2위 자리를 놓고 경쟁을 펼칠 예정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올 6월 12일~7월 11일 전세계를 축구열기로 달아오르게 할 무대가 된다.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우리나라의 월드컵축구대표팀은 7회 연속 본선 진출에 이어 사상 첫 '원정지에서의 16강'에 도전한다.
하지만 16강 진출은 안방에서 개최했던 2002년 한ㆍ일 월드컵 때 단 한번뿐이다. 한국은 남미의 강호 아르헨티나, 아프리카 축구의 맹주 나이지리아 그리고 2004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 챔피언인 그리스와 한조에 묶여 험난한 길을 거쳐야 한다.
멕시코는 오는 12월 제16차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 총회를 개최한다.
지난 연말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끝난 제15차 총회가 당사국 합의 도출에 실패해 벌써부터 멕시코는 논쟁의 핵이다.
지난 코펜하겐회의에서 전 세계 192개국 정상들은 장장 12일간에 걸쳐 온실가스 감축을 논의했지만 구속력 없는 '코펜하겐 어코드' 정도를 도출하는 데 그쳤다.
이제 모든 관심은 올해 말 열릴 멕시코 총회에 쏠린다.
지구촌 녹색 리더로 높은 위상 구축을 내세운 한국의 어깨는 더 무거워졌다.
G20 정상회의를 성공리에 수행한 직후에 또 한번 글로벌 사회의 녹색성장을 위해 뛰어야 한다는 사명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아주경제= 신기림 기자 kirimi99@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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