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은 우리 경제의 취약점과 함께 저력을 확인할 수 있었던 한해였다고 생각합니다.
글로벌 경제위기의 충격으로 수출과 내수가 빠르게 위축되고 성장이 큰 폭으로 감소했습니다. 각종 위기설 등으로 금융·외환시장이 극심한 불안감에 휩싸이기도 했습니다. 실물과 금융 양 측면에서 높은 대외의존도로 인한 구조적 문제를 드러낸 것입니다.
이에 맞서 정부는 비상경제정부를 구성하고 신속하고 과감하게 위기 대응책을 추진하였습니다.
수정예산과 추경예산의 편성, 재정조기집행 등으로 경기위축을 보완했습니다. 금리인하 및 유동성 공급, 신용보증 만기연장, 통화스와프 등 시장안정조치를 취했습니다. 희망근로, 보금자리주택 등을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서민생활을 안정시키는 데 정책의 중점을 두었습니다.
한편으로 보호주의를 막고 지구 온난화를 억제하기 위한 국제공조에도 주도적으로 참여했습니다.
이렇게 숨 가쁘게 1년을 달려온 결과 이제는 우리 경제의 회복세가 OECD 국가 중 가장 빠른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물론 아직 민간부문의 자생적 회복력이 충분하지 않고 경제여건의 불확실성이 상존해 있습니다.
최근 경기가 나아지고 있지만 고용과 소득의 위축이 지속되고 있어, 서민들이 온기를 느끼기에는 아직 이른 상황입니다. 정부는 경기를 회복시키고자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지만, 서민들이 스스로 일어설 수 있도록 하는 데 정책의 중점을 두어야 합니다.
무엇보다도 일자리 창출이 중요합니다. 그런 점에서 고부가가치 서비스산업을 선진화하는 데 가시적인 진전을 이루어 내는 것이 꼭 필요합니다.
다만, 정부정책이란 하루아침에 결과를 만들어내는 매직(마술)이 될 수는 없습니다. 과실을 얻을 때까지 성심성의를 다하는 자세를 잃지 말도록 합시다. 서민들의 자활의지를 북돋우기 위한 정책으로는 향후 10년간 2조원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는 ‘미소금융’사업을 들 수 있습니다.
'취업후 상환 학자금 대출제도'도 가난이 대물림되는 것을 막아 새로운 10년을 예비하는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이러한 정책에는 자신의 위치에서 열심히 노력하는 국민들을 돕겠다는 이명박 정부의 철학이 담겨 있습니다.
이번 위기를 계기로 세계경제는 근본적인 패러다임의 변화를 겪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개도국의 역할이 강화되는 다극체제로의 진행이 가속화되고, 과거와 같은 고성장으로의 복귀가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경상수지 적자국과 흑자국 간의 불균형 조정을 둘러싼 갈등이 대두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가 지나친 대외의존도를 줄이고 내수시장을 확충하려는 것은 국제공조 측면에서도 시급한 과제입니다.
올해 5%의 성장을 이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만, 우리 경제가 장기적으로 5%이상의 성장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나가는 것이 더욱 중요합니다. 3만달러, 4만달러의 선진일류국가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눈앞의 조그만 집단 이기주의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국가경제차원의 먼 전략과 큰 이익을 앞세우고 과단성 있게 행동으로 옮겨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지속가능한 균형성장’은 우리에게 저탄소 녹색성장과 에너지 절약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인식을 요구합니다. 올해에는 저탄소 친환경을 생활 전반에 걸쳐서 본격적으로 실천하는 원년으로 만들어야 하겠습니다. 다같이‘Me-First’를 행동으로 옮기도록 합시다. 특히 우리 부는 세제와 재정제도에 친환경 녹색요소를 강화하고 각부처에 에너지 절약 목표제를 부여하는 등 선도적 역할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새해에 여러분과 함께 힘써 노력해야 할 과제로 '위험관리(risk management)'를 꼽고 싶습니다. 금번 금융위기는 앞으로 국가와 기업, 개인을 막론하고 두 가지 능력이 요구된다는 교훈을 주었다고 봅니다.
하나는 예기치 못한 충격을 견뎌내는 능력이고, 다른 하나는 그러한 불안정한 상황을 기회로 활용하는 능력일 것입니다. 세계경제는 대대적인 경기부양과 시장안정 조치에 힘입어 극단적인 침체는 피했지만, 안정적인 성장궤도를 찾아가려면 넘어야 할 고비가 많이 남아 있습니다.
얼마전 두바이 사태에서 보듯이 올해에도 잠재된 위험요인들이 예기치 않게 세계경제를 다시 뒤흔들 수 있습니다.
시장원리에 입각한 상시 기업구조조정의 촉진과 가계부채의 안정적 관리, 공공기관의 체질개선 등을 통해 우리 경제의 취약요인을 개선해야 합니다. 국제논의를 바탕으로 금융감독규제를 개선하고 외환부문의 리스크관리 시스템을 정비해 나가야할 것입니다.
저출산·고령화, 재정부담 증가 등 미래 위험요인을 선제적이고 체계적으로 관리해 나가는 것도 위험관리의 기본요소라 하겠습니다.
우리는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이러한 성공의 이력과 위기에서 더욱 강해지는 '위기극복의 유전자'를 가지고 있습니다. 올해 우리 앞에 놓인 도전과제들도 능히 극복해 갈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