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이 내년 펀드 판매를 확대하기 위한 방안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올해 금융위기 여파로 펀드 판매수수료가 급감하면서 비이자수익 부문이 고전을 면치 못했기 때문이다.
내년 1월부터는 펀드 가입 고객이 판매사를 자유롭게 변경할 수 있는 펀드 이동제가 실시돼 펀드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글로벌 금융위기로 펀드 판매가 위축되면서 올해 은행들의 펀드 판매수수료 수입도 크게 줄어들었다.
11월 말 현재 국민은행의 펀드수수료 수입은 2800억원으로 지난해(3500억원)보다 700억원 가량 급감했다. 신한은행은 올 들어 1700억원의 펀드수수료를 거둬들였다. 지난해보다 28% 가량 감소한 수치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도 950억원과 840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350억원, 300억원 가량 감소했다.
비이자수익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펀드수수료가 줄어들면서 전체 수익성도 크게 악화됐다.
3분기 말 기준 국민은행의 누적 순이익은 618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3분의 1 수준에 그쳤다.
같은 기간 신한은행의 누적 순이익은 1조900억원에서 5646억원으로 절반 가량 감소했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도 각각 1800억원, 3800억원 가량 급감했다.
A은행 관계자는 "금융위기에 경기침체까지 겹치면서 펀드 가입률이 현저히 떨어졌다"며 "은행들도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펀드 판매를 줄여 수수료 수입이 감소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내년에는 펀드 판매 경쟁이 다시 시작될 것"이라며 "각 은행들이 수신기반 확충과 함께 펀드 확대를 위한 전략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특히 내년 1월부터 펀드 이동제가 실시되면 기존 고객의 이탈을 막으면서 다른 펀드 판매사(은행 증권사 등)의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마케팅이 활발히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B은행 관계자는 "은행 고객은 펀드, 대출, 예금 등 다양한 상품을 이용하면서 금리 혜택을 보기 때문에 펀드 판매사만 옮기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어떻게든 펀드수수료 수입을 확대해야 한다는 인식이 형성돼 있어 은행 간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실제로 하나금융지주의 경우 주력 계열사인 하나은행과 하나대투증권 등이 함께 참여하는 펀드 확장 캠페인을 내년 초부터 실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대투증권 고위 관계자는 "내년 1월부터 은행, 증권 등 계열사가 모두 참여해 펀드 판매 활성화에 나설 예정"이라며 "내년 증시 회복에 따른 펀드 판매 비중 확대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gggtttppp@ajnews.co.kr
(아주경제=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