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전망도 암울…구조조정 불가피 할 듯
국내외 전문가 및 연구기관이 잇따라 내년도 조선 산업 전망을 어둡게 내놓자, 대규모 구조조정의 공포가 조선업계를 엄습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 조선사들의 수주 실적은 총 644척, 560억 달러다. 하지만 올해(10월말 기준)는 총 56척, 36억 달러에 그쳤다.
이에 반해 선박건조능력은 지난 10년 동안 꾸준히 늘었다. 지난 1999년 393만DWT(재화중량t수)에 불과하던 건조능력은 올해 기준으로 3995만DWT로 10배 증가했다.
이에 따라 잉여 인력 및 장비를 놓고 조선사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일단 긴축 경영으로 지금의 위기를 극복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중공업은 최근 땅 위에서 선박을 건조하는 육상 건조시설을 5년 만에 잠정 중단키로 했다. 또한 재무경험이 풍부한 이재성 경영지원본부장을 대표이사 사장으로 내세워 긴축 경영에 나섰다.
대우조선과 한진중공업 역시 재무통인 남상태 사장과 이재용 조선부문 대표가 이끌고 있다. STX조선해양도 최근 김강수 전 대표 후임으로 최고재무책임자(CFO) 출신인 홍경진 사장을 신임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했다.
하지만 문제는 내년. 요츠 마사토 NYK조사그룹 부장은 "내년에도 신규 수주 부진은 계속될 것"이라며 "올해보다 발주 취소 및 계약 재협상이 늘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역시 10일 배포한 자료를 통해 "국내 조선사의 수주 잔량 감소로 선박 건조량은 올해 대비 10.7% 감소하고 수출은 6.5% 줄어들 전망"이라고 발표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조선사들은 대규모 인력조정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것이 관련 전문가 및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유병세 한국조선협의 상무는 "현재는 일감을 지키는 것이 생존의 관건"이라며 "일감 감소로 협력 및 외주 업체들의 고용 인력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 대형 조선사는 내부적으로 인력구조조정을 포함한 자구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진중공업의 일부 사내하청업체들은 문을 닫은 상태다.
또한 대한조선·세코중공업·C&중공업·YS중공업 등 중소형 조선사들은 이미 워크아웃 및 퇴출 절차에 들어가 구조조정에 돌입한 상태다.
현재 현대중공업은 1만9000여명 규모의 사내협력 업체직원들을 고용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1만5000여명, 대우조선 1만6000여명, STX조선 5000여명을 각각 협력직원으로 두고 있다.
대형 조선업체의 한 임원은 "지금은 정부의 도움이 절실한 상황이지만 유럽 및 일본 정부가 문제를 제기할 수 있어, 공개적으로 (정부의) 지원정책을 요구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아주경제= 김병용 기자 ironman17@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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