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섭창구 단일화 행정입법 위헌 소지"

국회 입법조사처는 24일 기업 단위 복수노조가 허용될 때 교섭창구를 단일화하는 것을 법률을 개정하지 않고 행정법규로 의무화하는 것은 위헌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입법조사처는 한나라당 강성천 의원이 `행정법규로 교섭창구를 단일화하겠다'는 임태희 노동부 장관의 발언이 실현 가능한지 묻는 질의에 이 같은 회신문을 보냈다.

조사처는 "정부가 현행 법률의 개정 없이 창구단일화를 의무화하는 내용의 행정입법을 할 경우에는 헌법 제37조 2항 법률유보의 원칙과 관련해 위헌성이 문제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창구단일화는 근로자와 노동조합의 기본권(단체교섭권)을 제한하는 것이므로 법률에 근거해 규정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헌법 제37조 2항은 국민의 자유와 권리는 국가안전보장ㆍ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해 필요한 때만 법률로 제한할 수 있고, 제한해도 자유와 권리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할 수 없다고 적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조사처는 "법률 개정 없이 창구단일화 방안을 행정입법으로 규율하려면 노조법 부칙 5조 3항이 유예기간 경과 후 창구단일화의 당연 시행을 전제로 한 규정이면서 단일화의 방법, 절차 등을 행정입법에 위임한 수권규정으로 해석된다는 두 가지 요건을 동시에 충족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해당 조항은 법률 시행을 위한 준비행위에 관한 국가 책무ㆍ책임 또는 정책수립 의무를 규정한 것으로, 행정입법 위임의 근거로 해석하기는 곤란하다고 덧붙였다.

임 장관은 "노동부 장관은 2009년 12월31일까지 교섭창구 단일화를 위한 단체교섭의 방법ㆍ절차ㆍ기타 필요한 사항을 강구해야 한다"는 이 조항을 토대로 창구단일화를 행정법규로 처리해 지도하겠다는 방침을 최근 밝힌 바 있다.

노동부 관계자는 "창구단일화 관련 행정법규는 근로자의 기본권을 본질적으로 침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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