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에서 활기가 사라졌다.
매수 주체, 주도주(株), 모멘텀이 사라진 가운데 거래 부진이 더해지면서 선진국 증시가 강세를 보여도 '훈풍'을 반영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기관은 별다른 방향성 없이 프로그램 매매에 이끌려 순매도와 순매수를 오가고 있다. 지난 7월 이후 외국인의 공격적인 매수의지에 가파르게 상승하던 모습은 실종된 셈이다.
자동차와 전기·전자(IT)로 대변되는 주도주들도 상승 탄력이 둔화하고 있다. IT 부문에서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간 차별화가 진행되면서 종목별로 혼조를 보이고 있다.
연말 소비회복 기대에 내수주가 주목받고 있지만, 주도주를 대체하기는 역부족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무엇보다 4분기 기업실적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주가상승 모멘텀이 약화됐다. 인수·합병 재료에 일부 종목이 들썩이고 있지만 시장 전반을 이끌 모멘텀을 찾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신한금융투자의 한범호 연구원은 "기업실적이든, 경제성장률이든, 글로벌 정책 공조든 동인(動因)이 있어야 하는데 현재로서는 뚜렷하지 않다"며 "이번주 후반 '블랙프라이데이'를 시작으로 미국 소비특수에서 반등의 실마리를 얻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국내 증시의 체력도 크게 저하됐다. 거래량은 이달 들어 전날까지 2억주대에 머물고 있다. 24일 3억주대로 소폭 늘기는 했지만 거래대금은 여전히 3조원대에 그쳤다.
거래량은 통상 주가에 선행하거나 동향하는 지표로 여겨진다. 현재의 지지부진한 장세에서 벗어나려면 거래증가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국내 증시가 대내적인 활력을 잃으면서 해외 증시의 호재에도 무덤덤한 모습이다.
전날 미국과 유럽 증시가 일제히 1~2%대 올랐지만 이날 코스피지수는 이틀째 하락하며 1606선으로 떨어졌다.
인터넷뉴스팀 new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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