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사업연도 마감을 앞두고 감자를 통해 자본잠식률을 낮춰 상장폐지 위기를 면하려는 것이다.
감자는 통상 주가 급락으로 이어지는 만큼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2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코스닥 소속 엔터테인먼트업체 초록뱀 주가는 감자로 인해 고무줄 같은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최근 경영권 갈등 중인 엔터테인먼트업체 초록뱀은 지난 9월29일 5대 1 감자를 이사회 결의했다.
감자 결정 이후 이 회사 주가는 29일(-2.86%), 30일(-2.94%), 10월1일(-3.03%) 연사흘 동안 하락세를 기록했다.
하지만 정작 이달 20일 임시주주총회에서 감자 안건이 이 회사 조재연 이사와 소액주주들의 반발로 부결되면서 다시 반등, 가격제한폭인 14.89% 급등했다.
이후 초록뱀 이사진은 23일 곧바로 3대 1 감자를 재결의, 감자소식이 알려지면 다시 7.41% 급락했다. 24일에도 이 회사 주가는 4.00% 더 떨어져 이날 초록뱀은 24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처럼 초록뱀 이사진이 감자에 집착하는 이유는 내년 감사보고서 제출 기한 내 감자를 완료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최근 업황 악화로 부실 규모가 커졌고 감자를 완료하지 못하면 상장 유지를 낙관하기 어렵다.
초록뱀은 지난해 영업이익 7억200만원을 기록했지만 올해 들어 엔터테인먼트사업 난항으로 부실 규모가 눈덩이처럼 늘었다.
3분기까지 영업 손실만 26억8400만원을 기록해 적자 전환한 상태로 200억원에 가깝던 매출액은 올해 반 이상 줄어들었다. 순이익은 2004년 이후 매년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이런 상황은 비단 초록뱀 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넥스트코드·넷시큐어테크·에이프로테크은 이미 감자를 추진한 상태고 이앤텍·JH코오스·한와이어리스도 곧 감자를 결의했다.
증권업계는 코스닥기업의 감자 '릴레이'가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감사보고서 제출 기한인 내년 3월말까지 재무구조 개선을 완료하기 위해선 12월, 늦어도 1월까지 감자를 진행해놔야 하기 때문이다.
작년에도 사업연도 마감을 앞둔 11월말부터 12월까지 10개 기업이 감자를 결의했다. 이는 11월초부터 11월 넷째 주까지 감자기업이 2개사에 그쳤던 데 비해 5배 증가한 것이다.
한 증권사 스몰캡담당 연구원은 "이미 공시된 기업 이외에도 감자를 추진하고 있는 기업이 다수"라며 "부실한 코스닥 기업이 상장폐지를 피하기 위해 올해 안에 감자를 실시하려고 애쓰는 기업이 많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감자는 통상 주가 급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부실기업에 대한 투자를 조심해야한다"며 "이에 따른 투자손해를 피하기 위해선 분기보고서와 같은 공시 내용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주경제= 김용훈 기자 adoniu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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