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의 신호탄을 쏘며 몰락한 미국 투자은행 리먼브라더스와 베어스턴스의 임원들이 여전히 막대한 부를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3일(현지시간) 하버드 로스쿨 기업지배구조프로그램(Corporate-governance Program)의 루시안 베브척 교수와 케네스 파인버그 미국 재무부 특별보좌관의 논문을 인용, 베어스턴스와 리먼브라더스 임원들이 2000~2008년 사이 25억 달러에 달하는 현금을 챙겼다고 보도했다. 이는 두 회사 임원들이 주가 추락으로 날린 9억 달러 이상의 손실을 상쇄하고도 남는 액수다.
리먼브라더스·베어스턴스 임원 얼마나 챙겼나 |
지난 2000년부터 2008년까지 리먼의 최고위 임원 5명은 8년 동안 현금 보너스 및 주식 매도 수입으로 총 10억 달러를 벌었고 베어스턴스 임원 5명도 14억 달러를 챙겼다.
특히 이들은 회사가 망했을 때 보유하고 있던 주식보다 훨씬 많은 주식을 증시 반등기에 팔아 막대한 수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또 베어스턴스의 임원들은 지난해 회사가 무너질 때 보유하고 있던 주식보다 무려 5배나 많은 주식을 그 이전에 팔아치운 것으로 드러났다. 리먼 중역들 역시 지난해 9월 리먼 몰락 이전에 최종 보유 주식 수보다 1.3배 많은 주식을 처분했다.
베브척 교수는 "이들 투자은행이 망하지 않았다면 이들이 훨씬 막대한 이득을 얻었을 것이라는 데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회사의 파산에도 불구하고 최고경영진들의 부는 거의 없어지지 않았으며 재정적 파산 상태일 것이라는 세간의 생각은 순진한 발상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아주경제= 신기림 기자 kirimi99@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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