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은 아시아 지역이 급속한 경기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나 출구 전략은 인플레이션 압력이 나타난 이후에 시행해야 한다고 29일 조언했다.
아누프 싱 IMF 아시아태평양 담당 국장은 이날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아시아지역 경제전망 콘퍼런스'에서 "아시아 지역이 다른 지역에 비해 빠른 회복을 보일 전망이나 통화.재정 정책의 출구전략은 생산, 고용, 소비 등 모든 경제지표가 회복세를 보이고 인플레이션 압력이 나타난 이후 시행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아시아 지역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선진국의 소비수요 감소를 대체할 수 있는 충분한 내수시장 육성 등이 필요하다"면서 "이를 위해 금융시장 선진화, 기업지배구조 개선 등을 통해 타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기업 저축률을 낮출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케니스 강 IMF 일본 과장도 '일본의 10년 장기불황에서 배우는 시사점'이란 주제 발표를 통해 "1990~2003년 일본의 장기 불황은 민간 부분의 회복이 확실하지 않은 상태에서 시행된 성급한 출구 전략에서 비롯됐다"고 말했다.
그는 "성급한 정책 전환은 경기 회복을 지연시킬 수 있어 출구전략의 시기 및 속도는 민간 부문 주도의 경기 회복 신호에 맞춰 조절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충고했다.
허경욱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IMF가 대외 충격에 취약한 아시아지역 국가들을 보호하기 위한 글로벌 세이프티 넷의 구축에 적극 나서야 한다"면서 "한국은 내년 주요 20개국(G20) 의장국으로서 위기극복을 위한 국제공조 노력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아시아 경제 전망에서 한국은 올해 -1.0%, 내년 3.6% 성장이 전망돼 올해 아시아 전체 평균인 2.8%, 내년 5.8%에는 크게 미치지 못하지만 신흥공업국에서는 중간 정도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이처럼 한국의 경제 성장 전망이 뒤처지는 이유는 아시아 지역에 개도국이 몰려 있어 이미 선진국 문턱에 진입한 한국으로선 경제 성장률에서 경쟁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신흥공업국 가운데 한국은 올해 중국(8.5%), 인도(5.4%)에 이어 세 번째로 성장률이 높고 싱가포르(-1.7%), 홍콩(-3.6%), 대만(-4.1%)이 뒤를 이을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내년에는 경제 성장률이 중국(9.0%), 인도(6.4%), 싱가포르(4.3%), 대만(3.7%), 한국(3.6%), 홍콩(3.5%) 순이 될 것으로 예측됐다.
올해 플러스 성장이 예상되는 아시아 국가는 호주(0.7%), 중국(8.5%), 인도(5.4%), 인도네시아(4.0%), 필리핀(1.0%), 베트남(4.6%)이었으며 일본(-5.4%)은 성장률 감소가 가장 큰 국가가 될 것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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