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시기에 국내 주식시장은 기업들의 어닝 서프라이즈에도 불구하고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다. 이유는 금융위기 이후 다른 여타 국가들보다 빠른 회복세를 보이면서 이제는 상승동력을 모두 소진했고, 국내기업들의 이익 모멘텀이 둔화(3분기에 이은 4분기의 양호한 기업실적에 대한 불확실성) 되었기 때문이다. 거기에 환율과 유가 등 거시지표 역시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종합하면 3분기의 양호한 기업실적, 외국인매수재개, 경기지표의 호조는 국내증시의 하단을 지지하는 역할은 될 수 있겠지만 모멘텀으로서의 역할은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이에 따라 11월에는 모멘텀의 부재로 인한 박스권의 약세 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하지만 시장을 극도로 부정적으로 볼 필요도 없을 것이다. 국내 시장여건을 볼 때, 4분기 실적에 대한 염려는 오래 지속되지 않을 것이며 원화 강세의 둔화, 안정적인 외국인수급, 저금리 기조 유지로 인한 국내펀드로의 자금 유입가능성과 환매둔화로 인한 긍정적인 측면도 있기 때문이다.
또, 해외를 볼 때 미국의 뉴욕증시가 연 이틀 하락하며 1만선이 깨졌지만, 케이스-실러(Case-shiller) 주택가격지수가 안정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며 컨퍼런스보드가 발표할 10월 소비자신뢰지수 또한 소폭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섣부른 판단을 하는 것은 무리일 것이다.
이러한 시장 상황에서 업종 및 종목의 성과차이가 4분기 및 내년(2010년 1분기)까지 이어질 수 있는 업종과 종목 즉, 이익 모멘텀이 내년 초까지 이어질 수 있는 업종과 종목에 대한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거기에 조정을 염두에 둔 방어적 성격의 통신업종 및 유틸리티 업종에 비중을 늘리는 보수적인 대응이 필요할 것이다.
삼성전자 등 실적발표가 예정돼있는 IT, 자동차주가 다시 한번 주도주로 등장할 수 있을지 여부에 관심을 가지며 철강, 은행, 건설업종 같이 원화강세에도 불리하지 않은 경기관련 업종에도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시기적인 측면에서는 예상배당수익률이 높은 우선주 중에서 재무건전성이 높고 유동성 리스크가 낮은 우선주를 선별하여 투자하는 것도 바람직하다고 판단하며, 야구에서 좋은 선구안을 가진 타자가 좋은 타율이 나오듯 국내 및 해외시장의 재료들을 하나하나 확인하고 가는 것이 좋아 보인다.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 구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