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롯데백화점이 경품으로 158㎡(48평)짜리 아파트를 내놔 화제다.
경품으로 내건 이 아파트는 경기도 광주시 오포읍에 있는 롯데캐슬 아파트로 분양가는 5억7750만원이다. 국내에서 역대 최고가(最高價) 경품이라는 것이 백화점측 설명이다.
이 경품은 롯데백화점의 창립 30주년 기념 경품행사의 하나이다. 1979년 첫 롯데백화점 매장을 열었던 신격호 회장은 최근 그룹에 “창립 30주년 행사를 전 국민의 축제가 될 수 있도록 준비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품의 기원은 기록상 로마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로마의 초대황제 아우구스투스(BC 63∼AD 14)시대부터 고대 로마에서는 연회에서 황제가 그의 손님들에게 추첨을 통해 다양한 상품을 나누어 주는 것이 일반화 되어 있었다.
각각의 손님들은 음식값으로 돈을 지불한 계산서를 가지고 추첨을 통해 큰 가치를 지니고 있는 상품들을 탔다.
로마의 5대 황제 네로(AD 37∼68)는 제국의 영속성을 기념하기 위해 대중적인 추첨행사를 벌여 매일 땅 노예 또는 선박 등을 나눠 줬다고 전해진다.
최근 우리의 경우 백화점 성장과 더불어 사은경품도 그 시대상을 반영하면서 다채로운 변천사를 지니고 있다.
껌부터 청소기, 옥매트 등 사은품의 종류도 각양각색이다. 사은품 이외 3억3000만원대의 48평 아파트는 현상경품으로 특정 소비자에 낙찰되기도 했다.
80년대초 백화점들이 단순히 개점을 기념하거나 고객 감사 의미를 전달하고자 50원짜리 껌 한통 수준의 사은선물을 제공하는 것이 고작이었다.
실제 롯데백화점의 경우 지난 80년에 창립 1주년을 기념한 고객 사은품행사에서는 5000원이상 구매고객에게 당시 50원 하던 롯데껌 1통을, 1만원 이상 구매할 때에는 당시 100원하던 소시지 1갑을 증정했다.
남성 신사정장(순모) 1벌이 4만5000원이고 소시지가 도시락 반찬으로 최고 인기가 높았던 시절이다.
이렇게 시작된 사은행사는 양말, 가락국수, 접시세트, 냄비 등으로 품목이 바뀌었고 사은품을 받을 수 있는 구매금액도 3만~4만원대로 점차 높아졌다.
87년에는 3만원에 2개였던 접시세트를, 89년에는 고급 커피잔세트 등을 제공해 호응을 얻었다.
90년대에는 5만원, 10만원, 30만원 등 구매액에 따라 양수전골냄비, 도자기 찜기세트, 가방3종세트 등 다양한 품목들 중에서 고르는 방법으로 바뀌었다.
97년에는 휴대전화, 진공청소기, 전자레인지, 소형냉장고 등 고가 제품들이 사은품으로 등장하면서 사은품을 받기 위해 물건을 구매하는 진풍경도 빚어졌다.
외환위기 직후인 98년에는 아파트가 경품으로 등장했다.
특히 공개현상 경품에 대한 제한이 전면 폐지되면서 주택건설사와 공동으로 30여평형대의 아파트 1채가 경품으로 내걸리기도 했다.
2000년 이전엔 이불, 냄비, 찬통, 아이스박스, 선풍기 등 주로 가정용품과 계절상품 위주의 현물사은품이 많았던 반면 2000년 이후에는 발마사지기, 오디오, 전동칫솔 등으로 사은선물이 차별화됐다.
또 지난 2002년 9월에는 업계 최초로 시가 3억3000만원대의 초고가 48평 아파트가 경품으로 내걸려 국내 경품 사상 최고가의 경품으로 기록되기도 했다.
80년대 50원짜리 껌 1통이 30년 새 6억짜리 아파트 한 채로, 약 1200만배나 높아졌다. 우리 경제도 그만큼 성공을 이룬탓일까.
아주경제= 박상권 기자 kwon@ajnews.co.kr
(아주경제=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