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일만에 파산보호 상태에서 벗어나며 생명력을 뽐냈던 제너럴모터스(GM)가 '과속 방지턱'에 걸려 고전하고 있다. CNN머니는 브랜드 매각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는 GM이 정상화하기까지는 험로가 예상된다고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GM은 8개 브랜드 중 시보레와 캐딜락, 뷰익, GMC 등 4개 핵심 브랜드만 남기고 허머, 새턴, 사브를 매각하고 폰티악은 내년 말까지 정리하는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4월 폰티악의 생산이 중단되고 사브가 스웨덴 코닉세그에 매각됐을 뿐 나머지 브랜드 처리에는 골머리를 앓고 있다.
◇'새턴' 폐기 비용…'배보다 배꼽'
문제는 여기에 드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350곳에 달하는 딜러망을 정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계약 해지를 위해서는 딜러 한 곳당 10만~100만 달러를 지급해야 해 모두 1억 달러 이상의 비용이 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톰 리비 미국 자동차애널리스트협회 대표는 "GM에는 그만한 자금이 없다"면서 "손실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딜러망 정리에 드는 비용은 GM의 재정상태를 악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새턴의 미국시장 점유율은 사상 최대폭 하락해 1%를 밑돌고 있다. 소비자들이 굳이 매각 대상 브랜드를 선택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새턴은 GM 전체 매출의 4%를 차지하고 있어 브랜드 폐기는 GM로선 치명적이다.
GM은 시보레나 뷰익의 생산을 늘려 새턴의 빈 자리를 메운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자동차 수요가 위축된 상황에서 GM의 미국시장 입지도 좁아지고 있어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오펠'·'허머' 매각도 골치
협상과정에서 들린 잡음은 차치하더라도 오펠 매각이 GM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리비 대표는 "GM은 수년간 이용해 온 주요 엔지니어링 자원을 잃게 돼 글로벌 생산능력이 크게 훼손될 수 있다"며 "필요한 자금만 있었다면 GM은 결코 오펠을 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펠 매각은 유럽은 물론 북미시장 내 GM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시보레말리부와 뷰익라크로스 등 경쟁력 있는 모델들이 오펠공장에서 생산돼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 자동차산업 싱크탱크인 자동차연구센터(CAR)의 데이비드 콜 회장은 "오펠 매각이 GM에 득이 될지 독이 될지는 GM이 오펠의 엔지니어링 자원을 얼마나 확보하느냐와 오펠의 새 주인이 유럽 밖 시장에서 GM에 얼마나 경쟁이 되느냐에 달려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존 맥도널드 GM 대변인은 "국제적인 협상에서는 기한 만료는 예삿일"이라며 "협상기한 만료는 문제될 게 없다"고 강조했다.
이날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짐 테일러 허머 최고경영자(CEO)는 "텅중중공업과 협상을 종결짓기 위해 자주 접촉하고 있다"며 "협상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밝혔다.
아주경제= 김신회 기자 raskol@aj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