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갑작스런 수요 증가에 따른 공급 부족이 큰 이유지만 중간 유통업자들이 이를 틈타 가격을 올렸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6일 서울 종로의 약국과 의료기업체 관계자들에 따르면 업체마다 하루 1∼2개 정도에 불과하던 체온계 판매는 최근 100개 이상씩으로 급증했고, 아예 동난 업체도 많다. 이에 따라 가격 급등 현상도 보이고 있다.
적외선 귀체온계는 대형마트에서 지난 7월만 해도 2만원대 초반에서 지난달 말 2만9800원으로 35.5% 올랐다. 또 다른 마트에서도 지난달부터 귀체온계의 가격이 15~20% 인상됐지만 수요가 폭주하면서 현재 재고도 부족한 상황이다.
특히 외국 유명업체 제품의 경우 귀체온계의 가격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다.
일부 오픈마켓에서는 스위스제 귓속형 체온계가 신종 플루 발생 전에 비해 14배 오른 가격인 36만원대에 거래되고 있을 정도다.
가격비교 사이트인 다나와에 따르면 지난 8월 만 해도 2만6000원에 거래됐던 스위스제 마이크로라이프 귓속형체온계(IR1DA1)는 지난 달 27일 G마켓에서 36만5000원에 거래된 후 현재는 이 마저도 동이 났다.
신종 플루 확산 이전 유명 대형마트에서 3만5000원에 판매되던 브라운 IRT-4520 시리즈 제품은 6일 현재 오픈마켓인 옥션에서 16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의료기 종합 인터넷쇼핑몰 애니메디 관계자는 “체온계는 평소 한 주에 10∼15개 나갔는데 신종 플루와 추석 연휴 등이 겹치면서 지난 주에는 70개가 팔렸다”고 밝혔다.
마트에서 추석 선물로 인기를 끈 손세정제도 품귀 현상을 빚으면서 가격이 10%이상 오른 곳이 많다. 손세정제의 경우 대부분 수입품으로 생산업체와 판매업체 모두 물건이 달리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D사의 7000원짜리 손세정제가 현재 8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계절독감 백신을 맞는 가격도 20% 이상 올랐다. 올해 국내 공급량은 1100만 개로 예년보다 400만개(27%) 가량 줄었다. 이에 따라 작년에 어른 2만5000원, 유아 2만원 하던 접종비가 어른 3만원, 유아 2만5000원으로 20~25% 올랐다.
한편, 신종플루의 영향으로 공기청정·제균용 가전기기가 가을 시즌에도 때 아닌 호황을 누렸다.
통상 봄철(3·4월)에 집중됐던 공기청정·제균기 판매량이 올해는 가을철에도 높게 나타나는 기현상이 빚어지고 있는 것.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지난 9월 공기청정기 판매량이 지난 7∼8월 대비 150%가량 늘어나는 호실적을 거뒀다.
LG전자도 신종플루가 기승을 부린 지난 9월에 공기청정기 판매량이 전년 대비 30% 이상 증가했고, 웅진코웨이 역시 지난 달 공기청정기 판매량이 전달 대비 45%나 증가했다.
아주경제= 박상권 기자 kwo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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