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회복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자산시장 과열을 예방하기 위해 선제적인 유동성 조절이 적극적으로 검토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는 정부가 내년 상반기까지 유지하겠다고 밝힌 확장적 거시정책기조를 수정해야 한다는 의미를 담은 것이다.
김현욱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17일 '최근 단기 유동성 증가에 대한 판단' 보고서를 통해 "과거 우리 경제에서 자산시장 버블이 형성·붕괴됐던 경험에 비춰볼 때, 최근의 단기 유동성 증가세가 당장 자산시장 과열을 초래하거나 통화정책 기조를 변경해야 할 정도는 아니지만 향후 자산가격 급등으로 연결되지 않도록 경계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김 연구위원의 분석을 보면, 최근 협의통화(M1) 증가율과 명목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간의 격차는 2002년 가계신용 버블이 형성돼던 시기의 초기단계와 유사하다.
두 지표의 격차는 지난해 4분기 플러스를 나타낸 이후 올해 1분기에 12.4%포인트 확대됐고, 2분기에도 M1 증가율이 17.6%에 달해 더욱 확대됐을 가능성이 크다.
김 연구위원이 두 지표의 격차로 단기 유동성 수준을 파악한 이유는 경기변동에 따른 M1 통화 증가 요인을 제거해 장기적인 단기 유동성 수준을 비교 분석하기 위해서다.
실제로 과거 우리 경제는 M1과 명목 GDP의 격차가 통상적인 추세를 크게 상회했을 때 버블 붕괴에 따른 어려움을 겪었다.
1990년대 말 외환위기 이후의 코스닥 시장 버블과 2001년 IT 버블 붕괴 이후의 가계신용 버블이 형성된 것도 두 격차가 통상적인 변동 범위를 넘어선 경우이다.
김 연구위원은 "앞서 세차례의 버블은 위기 이후의 확장적 거시경제정책을 적시에 정상화시키지 못함으로써 자산시장 버블과 불필요한 경기 불안이 초래됐던 사례"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현시점에서도 확장적 통화정책기조가 일시적인 위기대응 차원을 넘어서 장기적으로 유지될 경우에는 자산가격 급등락과 물가 불안에 따른 불필요한 경기 불안을 경험하게 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며 "물가 안정에 바탕을 둔 지속 가능한 경제성장을 위해서는 선제적인 판단이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아주경제= 김종원 기자 jjong@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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