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은행권 수신이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사상 처음으로 1천조원을 넘어섰다.
은행 수신의 급증으로 13개월째 지속되던 시중 유동성 증가율의 둔화세도 멈췄다.
수시입출식예금은 결제성 법인자금이 늘어난 데다 펀드환매자금 및 머니마켓펀드(MMF) 인출자금 등이 유입되면서 전월 14조6000억원 감소에서 9조6000억원 증가로 전환됐다. 정기예금도 은행들이 만기도래에 대비해 7월 이후 예금금리를 상당폭 인상한 데 힘입어 4조1000억원 늘었다.
자산운용사 수신은 364조2000억원으로 7조8000억원 감소했다. MMF가 금리 경쟁력 약화로 6조5000억원 감소하고 주식형펀드가 펀드환매 증가로 2조8000억원 줄어든 데 따른 것이다.
은행권 가계대출은 405조1000억원으로 전월보다 3조원 증가했다.
주택담보대출은 정부의 억제대책에도 불구하고 주택가격 상승 기대감 등으로 2조8000억원 증가했고 마이너스통장대출 등 여타대출은 소비심리 개선 등으로 2000억원 늘었다.
기업대출은 3조6000억원 늘어난 511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중소기업대출은 은행들의 이행약정(MOU) 준수노력과 법인세 납부에 따른 대출 수요 등으로 3조6천억원 증가한 반면, 대기업대출은 회사채시장을 통한 선제적인 자금 확보 등 영향으로 소폭 감소했다.
일반기업의 회사채 순발행 규모는 8000억원으로 전월의 1조원보다 줄었다.
은행수신이 늘어나면서 유동성 증가율 둔화세도 멈췄다.
한은이 이날 함께 발표한 '7월 중 통화 및 유동성 지표 동향'에 따르면 7월 M2 증가율이 6월과 같은 9.6%를 기록하면서 작년 5월 이후 13개월째 이어지던 하락세를 멈췄다.
주요 상품별로는 요구불예금과 수시입출식 예금이 부가가치세 납부 등으로 크게 감소했지만, 2년미만 정기예적금이 전월의 7000억원 감소에서 14조7000억원 증가로 돌아섰고 시장형상품도 6000억원 감소에서 3조8000억원 증가로 전환됐다.
M2는 2년 미만 예ㆍ적금을 비롯해 양도성예금증서(CD), 환매조건부채권(RP) 같은 시장형 금융상품과 머니마켓펀드(MMF) 등을 협의통화(M1)에 추가해 계산된다.
여기에 증권사 자산관리계좌(CMA)를 포함한 M2의 증가율은 9.7%로 전월보다 0.1%포인트 상승했다.
한은 관계자는 "예적금 만기가 돌아오고 CMA에 지급결제 기능이 주어지자 은행들이 이에 맞서 자금을 유치하기 위해 공격적인 영업을 편 결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CMA를 제외한 M2 증가율은 8월에도 전월과 비슷한 9%대 중반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했다. 경상수지 흑자폭은 축소됐지만 주택담보대출 등 은행의 민간신용이 확대돼 이를 상쇄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M2에 장기저축성예금 등을 더한 금융기관유동성(Lf) 증가율은 7.7%로 전월의 7.0%보다 상승했다.
Lf에 국채와 회사채 등을 더한 광의유동성(L.말잔)은 국채와 지방채 발행이 증가했지만 장기금융상품은 감소하면서 증가율이 9.9%에서 9.7%로 조금 낮아졌다.
한편 단기자금 지표인 M1은 평잔 기준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18.5% 증가한 363조4000억원이었다.
M1은 민간이 보유한 현금과 은행 요구불예금 및 수시입출금식예금(MMDA) 등으로 구성된다.
M1 증가율은 6월과 동일했지만 2002년 8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유지해 시중 자금의 단기화가 여전함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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