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세기만에 정권 교체를 이룬 하토야마 유키오 민주당 대표가 내각 구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오자와 이치로 민주당 대표 대행의 당내 권력이 워낙 막강해 하토야마 대표가 실권 없는 '총리'로 전락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은 1일 하토야마 대표가 전날 기자회견에서 "인사는 당 대표의 전권사항으로 당내에서 이론이 없다"면서 "내 혼자 결정해 결론을 내겠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민주당은 당초 정권인수팀을 출범해 인사와 예산 등 본격적인 정권 인수작업을 벌인다는 방침이었다. 하지만 당내 이견을 감안해 별도로 팀을 꾸리지 않고 하토야마 주도 하에 정권 인수작업에 나서기로 한 것이다.
하토야마는 그동안 주요 20개국(G20) 회의와 국제연합(UN) 총회 첫 날 참석하겠다는 의사를 밝혀왔다. 다음 달 말 예정된 두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서는 오는 18일께까지는 내각 구성이 마무리 돼야 한다.
일단 오자와는 내각에 참여하지 않고 당을 이끄는 방향으로 정리가 되는 분위기다. 당내에서 선거의 귀재인 오자와가 내년 7월 참의원 선거도 맡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기 때문이다.
오자와에게 맡길 당직으로는 현재 맡고 있는 대표 대행과 간사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오자와의 당내 세력으로 볼 때 대표 대행이든 간사장이든 어떤 자리를 맡아도 실질적으로 당을 지배할 수 있다.
실제 오자와를 중심으로 하는 당내 그룹은 중ㆍ참의원을 합해 120∼150명에 이른다. 이는 자민당 등 다른 당과 연합할 경우 정권을 일거에 바꿀 수 있는 세력이다.
신문은 오자와가 이처럼 막강한 권력을 쥐고 있는 찻에 당내에서 하토야마와의 이중 권력에 대한 우려가 끊이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당내 상당한 지지 세력을 거느린 오자와가 손을 쓰기 전에 인사와 내각 인선을 신속하게 마무리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또 오자와에게 당을 맡길 경우 총리가 될 하토야마의 당내 리더십이 급속히 약화될 것으로 우려도 나오고 있다.
아주경제= 신기림 기자 kirimi99@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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