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금리 상승, 가계부실 키우나

2009-08-24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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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 인상이 가계부실을 키울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주택담보대출금리 등에 연동되는 CD금리가 상승할 경우 가계에 직접적인 부담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2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91일물 CD금리는 2.51%(21일 종가기준)로 지난 2월 이후 6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CD금리는 지난 2월 25일 2.51%를 기록한 뒤 2개월에 걸쳐 하락한 뒤 약 4개월 동안 2.41%를 유지했다.

이는 CD 발행을 자제하던 은행들이 최근 CD 발행을 재개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증시가 활황을 띄며 머니마켓펀드(MMF) 등 단기부동자금이 크게 이동한 데 따른 것이다.

7월까지만 하더라도 은행들은 주택담보대출을 줄이겠다는 정부 방침으로 CD 발행을 자제해왔다. 하지만 이달 들어 정부의 압박이 약해짐에 따라 은행들이 CD발행을 재개하고 있다.


실제로 CD금리가 0.02%포인트 오른 지난 20일 기업은행은 2000억원 규모의 CD(41일물)를 발행했다. 하나은행과 SC제일은행도 각각 500억원, 800억원 어치의 CD를 시장에 풀었다.

또 증시가 연일 급등하며 CD의 주요 수요처인 MMF에서도 자금이 지속적으로 빠지고 있다. 지난 4월 말 77조994억원이었던 MMF 잔액은 5월 들어 72조1832억원, 6월 63조9679억원으로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지난 11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이성태 총재의 발언 이후 기준금리 인상 기대감이 높아진 것도 주 원인 중 하나다.

이 같은 CD금리 상승에 향후 가계의 부담은 더해질 전망이다. CD는 주택담보대출 등에 주로 연계되기 때문에 기업보다는 가계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최호상 외환은행 연구위원은 "최근 CD금리 상승은 CD의 수급불균형 때문으로, CD금리는 대출금리와 연동되기 때문에 가계부채 부담을 올릴 수 있다"면서 "우리 경기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는데 가계부채 부담이 늘어날 경우 소비나 경제성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7월 말 현재 금융권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337조2000억원으로 이 중 변동금리형 대출 비중은 90%가 넘는다. CD금리가 0.1%포인트 오르면 가계가 질 이자부담은 연 3372억이 늘어난다. 이자부담이 증가한만큼 소비지출은 감소할 수밖에 없다. 

최 연구위원은 "미국의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는 저금리성 자금이 비우량 신용자들에게 돌다가 갑자기 금리부담이 높아진 탓에 생긴 일"이라며 "우리도 미국과 같은 일이 생기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CD금리가 기조적으로 상승하지는 않겠지만 당분간 추가상승해 최소 2.55~2.60% 수준으로 오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 채권업계 관계자는 "단기금리가 그동안 당국이 지나치게 눌려왔다는 인식이 강해 아직 오를 여지가 충분하다"면서 "장기적으로 은행채 금리 수준까지 오를 가능성도 높다"고 전망했다.

아주경제= 김유경 기자 yk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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