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다소비 물품인 냉장고와 에어컨, TV, 세탁기 등 4대 가전에 대한 개별소비세율이 5%로 결정, 내년 4월부터 부과할 예정이다.
13일 기획재정부와 가전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냉장고와 에어컨, TV, 드럼세탁기 등 4대 가전제품 가운데 에너지 소비량이 많은 모델에 과세키로 한 개별소비세(옛 특별소비세)의 세율을 5%로 잠정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예상보다 낮은 세율을 적용키로 한 것은 제도 시행에 반대하는 가전업계의 반발 등을 고려했지만 장기 침체에 빠진 내수에 미칠 악영향을 최소화할 필요성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5%를 적용해 개소세액의 30% 만큼 따라붙는 교육세와, 개소세 및 교육세 합계의 10%를 부과하는 부가가치세까지 부과하면 실제 세율은 7.15%가 된다.
예컨대 전력 소비량이 많은 500만원 짜리 TV를 살 경우 36만원 가량, 200만원 짜리 양문형 냉장고를 구매한다면 14만원 가량의 추가 부담이 생긴다.
정부는 개소세를 내년 4월1일 출고분부터 부과하기로 했다. 이번 제도 시행을 앞두고 업계가 에너지 고효율 제품 개발에 필요한 시간을 주기 위한 것이다.
정부는 개소세 부과 기준 단위를 냉장고의 ℓ, 에어컨의 평형, 드럼세탁기의 ㎏ 등이 아니라 전력소비량(W)으로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같은 용량이라도 전력소비량에 따라 과세 대상이 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품목별 과세 기준 소비량은 아직 논의 중이다. 품목별로 시장에 출시된 모델들을 전력소비량별로 줄을 세운 뒤 전기를 많이 쓰는 상위 제품의 적정 비율과 해당품목의 소비계층 등을 고려해 기준을 정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와 관련, 정부는 중산층 이하가 주로 쓰는 보급형 제품은 제외한다는 원칙을 세웠으며 품목별 전력소비량 상위 기준으로 30%를 넘지 않도록 기준선을 책정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가전업계가 개소세 부과에 강력 반대하고 있어 정부안을 관철할 수 있을지는 예단하기 힘들다. 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는 지난달 23일 정부에 낸 의견서에서 "에너지 다소비 규제라는 개념에서 접근하는 개소세는 어느 나라에서도 없는 제도로 소비자와 업계 부담만 가중할 것"이라고 반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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