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이 잇따라 1분기(4~6월) 실적을 발표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1분기 중 6월 실적이 가장 저조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피가 지난 5월과 6월 두 달간 1400선을 두고 지리한 공방을 펼친 가운데, 개인투자자 증시참여율 감소와 일시적 채권평가손 등이 발생했기 때문인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한편 증권사들은 이번 분기를 끝으로 월별 실적을 발표하지 않기로 해 주목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7일까지 1분기 실적을 발표한 증권사는 대우 미래 교보 삼성 한양 KTB 이트레이드 HMC 유진 키움 NH투자증권 등 모두 11개사다.
이 가운데 월별 실적을 발표해오던 대우 미래에셋 한양 교보 삼성증권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1분기 가운데 6월에 대부분이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대우증권은 1분기 영업이익과 매출액이 각각 1554억원, 1조6370억원으로 전분기대비 158.2%, 61.9% 증가했다. 당기순이익도 1099억원으로 146.1% 늘었다. 그러나 월별 영업이익은 지난 4월(848억원)부터 꾸준히 줄어들어 지난 6월 영업이익은 314억원으로 전월(392억원) 대비 141.41% 감소해 적자를 봤다.
교보증권도 지난 1분기 매출액은 전분기 대비 33.6%줄어 2297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각각 175.8%(311억원), 114.2%(244억원)은 늘었다. 지난 4월부터 영업이익(191억원)과 당기순이익(120억원)이 꾸준히 줄어 지난 6월에는 모두 적자 전환했다.
대장주 삼성증권은 지난 1분기 영업이익(914억원)과 당기순이익(798억원)이 전분기대비 각각 14%, 11.3% 줄어들었다. 특히 6월 당기순이익은 지난 4월 4조1545억원, 5월 3조7402억원, 6월 854억원으로 뚝 떨어졌다.
그 밖에 미래에셋, 한양증권도 대부분 4월 이후 영업이익과 매출액이 절반이상 줄어들었다.
강승건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 4월 말 이후 증시 상승세가 주춤하면서 주식거래대금이 전분기 보다 줄어들었다"며 "특히 6월에 채권금리가 상승해 적지 않은 규모의 평가손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일부 증권사들이 향후 분기 실적만 발표하겠다고 공언했다. 월별 실적이 증시 상황에 따라 민감하게 반영된다는 이유에서다.
대우증권는 지난 4일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증권사 가운데 처음으로 "더이상 의무공시 사항이 아닌 월별 실적은 발표하지 않겠다"고 못을 박았다. 이에 지난 7일 미래에셋증권도 "증권업 특성상 월간 실적이 현재 기업 현황을 반영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앞으로 분기 실적만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삼성증권과 우리투자증권도 공식적인 입장을 내지 않고 있으나 내부적으로 분기실적 발표에 대해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사의 일방적인 통보에 투자자들의 불만도 적지 않다. 월별 공시가 증권사별 리스크 관리 정도를 가늠하는 척도가 돼왔기 때문이다.
한 투자자는 "월별 실적발표를 통해 거래하고 있는 증권사 리스크 관리 척도를 파악해왔다"며 "앞으로 분기실적만 발표하면 증시가 출렁일 때 더 불안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박은준 신영증권 연구원은 "증권사가 월별 공시를 하지 않아도 금융투자협회 등이 공식적으로 발표하는 자료를 통해 업황을 가늠할 순 있다"면서 "그러나 실적과 관련한 각사의 특이 사항 등을 더이상 확인할 수 없게된 점은 아쉽다"고 털어놨다.
아주경제= 문진영 기자 agni2012@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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