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모르는 '더블프리 요금제'

(아주경제 김영리 기자) # 아이디 'hslove2070'의 네티즌은 전화요금 고지서에서 가입한 적도 없는 더블프리 요금이 부과되고 있는 것을 우연히 발견했다. 그는 KT 고객센터에 확인한 결과 2005년부터 가입돼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 이용자는 부당가입이라며 환불을 요청했지만 가입자 본인이 직접 KT 지점에 가서 녹취록을 확인해야 하고 부당가입이 아니라는 것을 입증해야 한다는 답을 들었다.

고객센터와 여러번의 실랑이 끝에 이 가입자는 겨우 사용요금의 일부를 환불 받았다.

KT의 집전화 상품인 '더블프리 요금제'에 대한 부당 가입 문제가 방송통신위원회의 시정명령에도 불구하고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KT 더블프리 요금제에 자신도 모르게 가입돼 있었다는 피해사례가 인터넷 포털 카페ㆍ블로그 등에서 폭주하고 있다.

더블프리 요금제는 일정액을 월정액으로 내면 월평균 통화료의 두 배까지 무료통화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이 요금제를 KT가 지난 2004년 9월부터 판매하면서 가입자의 동의를 받지 않거나 전화를 사용하지 않아도 요금이 부과되는 정액상품이라는 것을 알려주지 않는 등 부당한 방법으로 무단 가입을 시켰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이 같은 사례가 빈번히 발생하자 대구 경실련과 대구 소비자연맹은 지난 6월부터 관련제보를 받았고 현재 170여건의 피해 사례가 접수됐다.

KT는 지난 2007년에도 이 서비스에 부당하게 55만여건을 가입시킨 사실이 적발돼 지난해 12월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시정조치 명령을 받았다.

하지만 2007년 가입자에 한정돼 이전 가입자는 피해를 그대로 보고 있다. 아직도 무단 가입 사실을 모르거나 부당하게 징수된 요금을 환불받지 못한 사례도 많다.

KT가 무단 가입시킨 사실을 알려주지 않는데다 공과금을 자동이체로 처리하는 상당수의 가입자가 수납통지서를 살펴보지 않기 때문이다.

KT는 방통위의 시정명령 조치를 이행했고 무단 가입된 소비자가 계약 해지와 요금 반환을 요구하면 이를 수용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한 피해자는 "일부 환불 조치는 시행되고 있지만 사용내역서 확인도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 환불 책정 요금도 의심스럽다"며 "KT의 이러한 태도는 기업윤리에 어긋난 행위로 일부에서는 피해자 모두에게 부당한 징수 요금을 전액 반환할 것을 요구하는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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